상황 변주곡 상황 변주곡 삶은 허구다 물을 마신다는 것도 시를 쓴다는 것도 그리고 어쩌다 부딪는 뭇 사람과의 교감도 기실 존재를 넘지 못하는 비열한 타협 허기진 욕망의 소산이다. 꿈에서 깨이고 나면 흉물처럼 쓰러진 레닌의 각혈 그 허무의 언저리론 풋내기 모더니스트들이 굿판을 벌이고 역겨운 바람이 난.. 정성태 [시집] 2011.07.04
풀꽃에 대한 묵상/정성태 풀꽃에 대한 묵상 풀꽃들이 아무렇게나 피어 있다. 그 속에 무수한 질서가 내장된 저들 가녀린 목덜미 위에도 이슬이 묻어나고 꿈이 깊어 간다. 오늘 여기 풀섶에서 행여 다칠세라 발자국 조심스레 마음 살필 나는 끝끝내 누구를 사랑할 것인가? 詩 정성태 정성태 [시집] 2011.07.01
지금 사랑은 건강하신가/정성태 지금 사랑은 건강하신가 사랑이라 함은 모든 거짓으로부터 분리된 영혼의 깊은 샘물이다. 때문에 사랑은 회전의 축에 걸린 현기증 이는 가난에서도 구심을 잃지 않는 의지이며 참혹한 육신의 폐허마저 공유하는 고통이기에 지순한 가치로 번득이는 신뢰의 푸르른 표상이다. 그러나 존재의 일반은 호.. 정성태 [시집] 2011.06.29
상실과 반전/정성태 상실과 반전 가슴이 식어버린 무대엔 진실을 실직한 고향 잃은 사람들 모이어 가장 무도회를 연다. 꿈을 갉는 세균 영혼의 담을 허는 살쾡이의 발톱 눈알을 번득이며 흑암의 군무를 춘다. 처량한 연민의 군상들 주검도 보지 못하고 살아 있는 날의 체온도 거부하는 허어~이, 허어~이, 허어~허어~ ---------.. 정성태 [시집] 2011.06.26
근황/정성태 근황 산마루 저녁 길을 넘어가는 붉은 새 그 색감의 처연한 기억 사이로 누군가 나를 부르는 소리 그대 절창의 마지막 곡조 그러나 내 일찌기 경험하지 못했던 따사로운 전환의 세월을 가노니 절망 끝에서야 길어 올리는 너와 나누는 최후의 추억 붉은 포도주를 볼 때면 느끼던 역사에의 야릇한 적의.. 정성태 [시집] 2011.06.22
은비늘 사랑/정성태 은비늘 사랑 내 안의 은비늘 몇 개 깊게 박혀 철옹성으로 자랄 무렵 사랑은 그런 것인 줄만 알았어요. 고독으로 불야성을 이룬 채 하얗게 깊어가는 영혼을 껴안아도 그것이 독이 되는 줄도 몰랐어요. 무척 혼란스럽기만 했지만 사랑의 이름은 그런 것이라고 어느 한 순간도 잊지 못했어요. 도무지 갈피.. 정성태 [시집] 2011.06.06
빨갛다 파란 상황 빨갛다 파란 상황 산정, 바위 위에 오르면 불쑥 달려들고 싶은 가파른 젊음이 보인다. 미련도 훌쩍 산새가 자유로운 저 녹음을 향하여 그러나 알고 있다 안간힘으로 공간을 확보하는 이유와 드넓게 이어진 사람들의 얘기를 하여, 골수로 골수로 투신하며 하루를 걸어간다. 발자국을 그려 간다. 뉘엿뉘.. 정성태 [시집] 2011.06.05
누가 나의 잔을 채우겠는가/정성태 누가 나의 잔을 채우겠는가 누가 나의 잔을 채우겠는가? 창녀의 요동치는 신음을 들으며 오늘도 무기력한 그것으로 침만 삼키는 너희의 비열한 마음과 생각으로부터 오오, 그 빈대 같은 감옥으로부터 나의 푸른 열정과 뜨거운 피가 솟구치나니 너무도 쉽게 생쥐의 습성을 익혀버린 이 사악한 시대의 .. 정성태 [시집] 2011.06.01
내 안의 고향/정성태 내 안의 고향 슬픔도 깊어가는 노을이다. 떠나는 것들도 제각각 언젠가는 종착역에 다다르고 날을 새던 기억도 기어이 잊혀지는 게다. 오늘 철썩 같은 인연도 그 굳은 약속도 한낱 다시 피고 지는 꽃잎과도 같아 반드시 마음 둘 일만은 아니어서 행여 마른바람 서걱거려 부질없는 생채기만 깊을까 함.. 정성태 [시집] 2011.05.28
연애 단상/정성태 연애 단상 애욕이 흐르는 도심 거리의 모퉁이 진 곳 어둡고 축축하여 세칭 지랄 맞기 좋은 곳에 두 쌍것이 서 있다 바람 부푼 계집이 희멀건 사내놈의 뱃가죽에다 연신 주먹질로 해롱대며 장작불을 지핀다 쇠구들을 달군다 색 오른 홍안 경직된 근육 대가리가 핑핑 도는 유희의 난무로 회전하며 이젠 .. 정성태 [시집] 2011.05.20
장미/정성태 장미 담장 위로 장미가 불타고 있다. 언젠가는 오고 말 내 사랑의 빛깔을 입고서 넝쿨져 그리움을 불러내고 있다. 아아, 저기 완강한 그러나 무너져야 할 고도의 성문을 지키며 도무지 오늘도 대답이 없다. 詩 정성태 정성태 시집 "이쯤에서 내 사랑도 깊게 울어야 한다"에서 발췌 정성태 [시집] 2011.05.15
봄을 맞으며/정성태 봄을 맞으며 묶인 대지가 초록으로 열리며 모든 미움 위에 아침을 선포하는 보라, 영봉의 햇살 오늘은 새로운 기운이 돋는다. 저기 저 빗장에 가린 숱한 광풍, 문 찢기는 소리 놀라고 상처난 별들의 호곡 위로 이제야 비로소 따사로운 곡조 그 마음 가득히 신명으로 솟는다. 그러나 무섭게 흘러간 역사.. 정성태 [시집] 2011.05.05
세월/정성태 세월 오라하지 않아도 그는 오고 있다. 가라하지 않아도 그는 가고 있다. 헤아릴 수 없는 순간을 그는 가고 또 오고 있다. 詩 정성태 정성태 시집 "저기 우는 것은 낙엽이 아니다"에서 발췌 정성태 [시집] 2011.03.07
그 후의 인식/정성태 그 후의 인식 일등이어도 좋을 꼴찌여도 별반 없는 그런 게임은 끝이 나야 한다 노정의 태양이 뜨겁던 지난 몇 해의 여름 앨범엔 줏대 없는 앵무새 입방아처럼 가면을 쓴 낯선 사나이가 춤을 추었었다 지루했다 결승점도 보이지 않는 달음박질에 의식은 얽히고 설킨 채 혼돈스럽고 호흡은 끊길 듯 이.. 정성태 [시집] 2011.02.28
온전히/정성태 온전히 온전히 내어 버리십시오. 소망은 그러한 것입니다. 온전히 낮추어 가십시오. 믿음은 그러한 것입니다. 온전히 헤아려 주십시오. 사랑은 그러한 것입니다. 온전히 내려놓으십시오. 기도는 그러한 것입니다. 詩 정성태 정성태 시집 "나이 마흔 넘은 진짜 총각이 쓴 연애시" 에서 발췌 http://book.daum... 정성태 [시집] 2011.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