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사랑하기에 너를 사랑하기에 너를 사랑하기에 생각이 수만갈래 찢기는 이별을 택해야 했다. 하루하루 여닫는 지난한 시간 속 지옥문과 입맞춤하며, 너를 그리워하기에 간난의 세월을 견디는 젖은 곡조가 됐다. 詩 정성태 정성태 [신작] 2024.07.22
흐르는 달빛에 길을 서성이며 흐르는 달빛에 길을 서성이며 더는 마땅히 갈 곳 없어라, 온갖 세균 창궐하며 땡볕 더위에도 오한이 드니 딱히 머리 눕혀 마음 달랠 그 어디에도 본향은 없어라. 가난한 자, 더욱 가난하고 슬픈 자, 더욱 슬퍼지고 고난 겪는 자, 더욱 고난 겪는 정히 갈 곳 마뜩치 않아 흐르는 달빛에 길을 서성인다. 詩 정성태 정성태 [신작] 2024.07.21
정의에 대해 정의에 대해 강자는 그가 지니고 있는 그 자체로도 이미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위력을 지닌다. 심지어 법과 상식을 능멸한 채 약자를 조롱하거나 억울하게 모략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때문에 정의로운 자는 약자의 심정과 시각을 통해 현상을 파악하고, 그 이면에 깃든 진실과 마주하기 위해 부단히 살핀다. 하지만 약자가 무작정 옳다는 함정에 빠지지도 않는다. 그것 또한 왜곡임을 꿰뚫고 있는 까닭이다. 정의는 그렇게 구현되는 것이다. 詩 정성태 정성태 [신작] 2024.07.17
인자(人子)가 온 것은 인자(人子)가 온 것은 흰색 도자기 사이로 영혼의 전갈을 받은 맑은 바람이 쓰러진다. 이내 사람들 사이에 천둥이 우짖고 거센 비바람 몰아친다. 세상을 쓰다듬으며...... 詩 정성태 정성태 [신작] 2024.07.04
초승달 초승달 풋풋하게 그려진 어쩌면 저리도 첫사랑 입술과 같을까. 혹은 수줍게 웃는 조선 여인의 앳된 눈썹과 같을까. 속살 부끄러워 차마 드러내지 못한 깊은 숨결이 뜨겁다. 詩 정성태 정성태 [신작] 2024.06.28
달빛에 걸린 그리움 달빛에 걸린 그리움 어디에 어느 순간에도 오롯이 돋는 저기 저 달빛에 걸린 그리움. 거기 눈물로 돋는 별들의 산통. 밤이 깊다. 詩 정성태 정성태 [신작] 2024.06.20
빛에 대한 소고 빛에 대한 소고 빛 떨어진다 연민의 속도로 세상을 매만지며 혹은 정화하며 거기 모든 어지러움을 벗고 지극한 속도로 빛 떨어진다 詩 정성태 정성태 [신작] 2024.05.30
꽃이 지는 날엔 꽃이 지는 날엔 꽃이 지는 날엔, 가없이 먼길 떠나는 날엔 끝내 울어야 하리. 이승의 편린들, 사무치게 허기진 사랑도 끝내 묻어야 하리. 꽃이 지는 날엔, 환장하게 보고 싶은 날엔 끝내 울어야 하리. 詩 정성태 정성태 [신작] 2024.05.29
개떼와 또 다른 개떼에 대해 개떼와 또 다른 개떼에 대해 저 집 개가 훔친 왼쪽 닭다리 이 집 개가 훔친 오른쪽 닭다리 그 집 개나 저 집 개나 도적 개임에는 다르지 않다. 그런데 닭다리 뺏긴 줄 모르는 일부 단세포들 패당을 지어 서로를 향해 개떼라고 윽박한다. 수치심을 상실한 패당 개떼의 그 무도하고 낯뜨거운 영역 다툼과 광기어린 물어뜯기 세대결 앞에 정작 주인된 이들 곡소리만 깊다. 詩 정성태 정성태 [신작] 2024.05.24
연애가 불편한 시대에 연애가 불편한 시대에 사람들이 더는 꿈꾸지 않고 새들도 제 곡조를 잃었다. 겹겹이 허위가 범람하는 곳, 그 궤적을 싸늘히 직관하며 붓자락에 눈물을 적셔야 되는 거기 위선의 휘장이 찢겨나고 그리하여 다시금 노래가 살며 저마다 감성이 훈장이 되는 날 우짖던 핏빛 싸움이 물러나며 오리니, 마침내 평화의 얼굴로. 詩 정성태 정성태 [신작] 2024.05.18
무상(無常) 무상(無常) 걱정하지 않아도 어김없이 꽃은 피고 만상은 또 때를 알아 슬퍼할 틈도 없이 인생의 길을 끌어간다. 이 무변한 우주 속에 한 호흡만 내쉬면 삶과 죽음이 겹치고 만남과 이별이 모호한 그 또한 질서인 것을... 詩 정성태 정성태 [신작] 2024.05.13
핀잔하는 그에게 묻다 핀잔하는 그에게 묻다 그는 섹스를 하면서도 매번 혁명만을 생각할까? 서정시를 쓴다고 젊잖은 핀잔을 들을 때 문득 그것이 궁금했다. 그래, 너는 오늘도 발기된 페니스로 혁명을 꿈꾸니? 詩 정성태 정성태 [신작] 2024.05.11
젊은 벗들에게 젊은 벗들에게 온갖 풍상을 겪고서야 과실은 충분히 제맛을 낸다. 숱한 밤낮을 거쳐야만 곡식도 꽉찬 양분을 담는다. 성상의 풍파를 이겨낸 삶이 비로소 혜안의 문턱에 이른다. 청춘의 열정이 필요하나 숙련의 시간 또한 요구된다. 시련과 연단의 과정없이 실패와 좌절의 순간없이 어찌 세상을 아울러 세울 신묘함을 지닐 수 있겠는가? 詩 정성태 정성태 [신작] 2024.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