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신작]

가난한 순례자

시와 칼럼 2025. 3. 19.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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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순례자


밤이 내리는 언덕에
나무 한 그루,
지난한 세월의 강을 안고
거기 그림자로 섰습니다.

남루한 삶의 자락,
거칠고 위태롭게 건너던
패인 발자국 언저리마다
가득한 회한이 겹칩니다.

순례의 기슭 굽어 돌며
질기게 깃든
헝클어진 마음도 끝내 내려놓고
느릿한 기도 몇 소절
맑은 가락에 실어 보냅니다.


詩 정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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