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정성태 회상 사랑은 먼 날의 꿈, 가슴을 헤집으며 쓰러지던 어둡고 시린 날의 기억. 켜켜이 쌓여 흐른 언저리 어느 자락 쯤 아직 여리게도 남아 추억을 세우고 묵은 그림자를 부르며 흔들리는 노래 한 소절. 詩 정성태 정성태 [신작] 2012.09.13
지상에서의 하룻밤/정성태 지상에서의 하룻밤 너였으면 좋겠어. 내게 주어지는 지상에서의 하룻밤이 존재한다면 그게 너였으면 좋겠어. 생의 전부를 녹여 거기 죽음을 놓아도 기꺼운 그게 너였으면 좋겠어. 내게 주어지는 지상에서의 하룻밤이. 詩 정성태 정성태 [신작] 2012.09.09
가을/정성태 가을 청춘을 살라 불을 밝히는 가을, 그 단풍진 숲으로 가자. 타다가 또 타다가 너와 함께 한 몸으로 타다가 저 발칙한 알몸도 잊은 채 거기 온 몸으로 불살라 오르는 햇살보다 더 뜨거운 호흡으로 달빛보다 더 은밀한 눈빛으로 타고 또 타오르는 가을, 그 단풍진 숲으로 가자. 詩 정성태 정성태 [신작] 2012.09.08
약속인 듯/정성태 약속인 듯 날이 밝으면 가리, 내 사랑도 저물던 거리 발자국 소리 낮게 찾아와 한밤을 거칠게 불사르던 그 천 년의 호흡도 그 숨 막히던 기억도 기필코 잊히고야 말리, 약속인 듯 詩 정성태 정성태 [신작] 2012.09.02
길을 묻는 그대에게/정성태 길을 묻는 그대에게 그대, 외로워 말라 삶은 누구에게나 늘 행복한 것만은 아니다. 때로 비탄의 강물과 목 타는 사막을 건너야 하는 외로운 여정이기도 하다. 그대, 슬퍼하지도 말라 피할 길 없는 삶의 동통이 그대 의식을 아득히 멀게 하고 그대 시야마저 칠흑으로 가릴지라도 그것은 그.. 정성태 [신작] 2012.08.19
별이 떨어져/정성태 별이 떨어져 별이 떨어져 그리움 앓는 이의 젖은 눈가에 떨어져 감출 길 없이 먹먹한 시공 가운데 턱턱 호흡은 멎고 별이 떨어져 그리움 앓는 이의 심장을 헤집어 돌며 詩 정성태 정성태 [신작] 2012.08.15
곶감과 그리움/정성태 곶감과 그리움 꼬마 아이에게 호랑이보다 무서운 건 곶감이다. 호랑이의 존재를 깨닫기까지 꼬마 아이에게 곶감은 절대적이다. 중년 사내에게 고독보다 무서운 건 그리움이다. 고독한 실존을 이해하기까지 중년 사내에게 그리움은 신앙이다. 詩 정성태 정성태 [신작] 2012.08.13
사랑을 말하다/정성태 사랑을 말하다 사랑이 한낱 한 시절 불리다 잊혀지는 얄팍한 노랫가락에 불과하다면 그 아니 슬픈 일이겠는가. 목이 마르다, 그것이 설혹 돌이킬 수 없는 생의 치명적 독배라 할지라도 그럼에도 기꺼이 네게 헌신할 수 있는 것이라면 그 아니 기쁜 일이겠는가. 사랑은 눈 머는 일, 그만큼.. 정성태 [신작] 2012.08.08
기도/정성태 기도 오늘도 내 마음의 기도와 내 눈가를 적시는 별빛과 그리고 저 지존하신 하늘과 또 땅의 기운을 휘감아 도는 그 모든 우리의 소원과 간구가 끝내 아름다우리라는 것을 그 깨달음의 깊이가 날로 날로 현존하신 이의 믿음의 깊음에 맞닿아 있음을 그것이 지금 우리 몫으로 주어진 가장 .. 정성태 [신작] 2012.08.07
바람에 띄우는 편지/정성태 바람에 띄우는 편지 살랑거리는 바람결에 별빛이 말문을 엽니다. 교교하게 적시는 달빛은 강물로 흐릅니다. 사랑하는 이들의 꿈이 있고 그 숱한 얘기가 여전히 쌓이는 한 우리네 삶의 모습도 무변하게 푸르고 아름다울 것입니다. 詩 정성태 정성태 [신작] 2012.08.02
젖은 기도/정성태 젖은 기도 한 생에서 내게 가장 눈물 나게 하는 내 너를 위해 기도하노니 맑은 햇살을 닮아 눈부신 기억이 되고 청명한 숲을 닮아 생명의 기운이 되는 오늘도 여전히 가장 온전한 마음으로 깊은 무릎을 꿇고 있을 너의 상해 있는 몸과 피곤에 겨를 마음자락에 내 너의 안부를 물으며 젖은 .. 정성태 [신작] 2012.07.30
사랑의 사회학/정성태 사랑의 사회학 내 사랑은 거칠게 온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끈적거리는 땀에 젖어 온다. 거기 순혈을 쏟으며 절규하는 노동의 춘궁과 가난한 시간 속에 내몰린 막장의 현장으로부터 온다. 온갖 언어의 연금술로 익숙하게 속이는 저기, 저 계집들을 조롱하며, 거기 내 사랑은 투박하게 온.. 정성태 [신작] 2012.07.19
너를 생각하면/정성태 너를 생각하면 너를 생각하면 캄캄히 생각이 멎는다 무심하게 지나는 신작로의 숱한 차들과 거기 낯모를 얼굴들 가만 가만 돌이킬수록 아주 먼 날을 갈피없이 흘러 온 듯한 너를 생각하면 그리 생각이 산발한다 詩 정성태 정성태 [신작] 2012.07.07
빛나는 삶을 향한 기도/정성태 빛나는 삶을 향한 기도 고요히 눈뜨는 아침, 인생 가운데 힘을 주시며 그 사랑의 진원이 되시는 신의 내밀한 음성이 있기에 오늘도 감사로 하루를 엽니다. 생의 지난함 속에서도 우리를 일으켜 세우시는 그의 약속된 말씀이 있기에 우리는 우리 삶의 가장 빛나는 때를 꿈꿉니다. 비록 내.. 정성태 [신작] 2012.06.26
그대에게/정성태 그대에게 내가 얼마나 더 고독해야 그대 음성을 들을 수 있을까. 내가 얼마나 더 그리워해야 그대 얼굴을 볼 수 있을까. 흑구름 천지를 휘감아 돌고 내 안의 광풍 허공에 가득한데 내가 얼마나 더 인내해야 그대 믿음을 살 수 있을까. 내가 얼마나 더 처절해야 그대 사랑을 만날 수 있을까... 정성태 [신작] 2012.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