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단상 아침 단상 자유와 평등은 양립적 관계가 아닌 상호 보완적 주체다. 그것의 공존을 향한 교집합을 찾아갈 때 위대한 역사로 이행된다. 고뇌하고 행동하라, 간극은 좁혀지고 세상은 한층 고결해진다. 詩 정성태 정성태 [신작] 2023.09.18
슬픈 고독 슬픈 고독 아침 저녁으로 만나는 산책길이 있으면 좋아. 지나치게 험하지 않은 산기슭 소박한 터와 그 아래 물줄기 내려앉은... 저 도회가 내뿜는 소음과 사람 사이의 공해로부터 차라리 슬픈 고독에 드는 거기 나무와 풀꽃의 노래 무던한 시간 속에 침잠하며. 時 정성태 정성태 [신작] 2023.09.09
꽃과 사랑 꽃과 사랑 꽃들이 피고 지는 이면에는 무슨 내밀한 신호가 있을까. 저기 저 하늘 아래 시절의 전갈을 온 몸으로 받아 간절한 순간을 살고 지나니 사랑의 연원 또한 영혼의 가장 깊은 촉수로부터 온갖 부호를 해독하는 일. 사연이 참혹할수록 거기 사랑의 역사도 깊다. 詩 정성태 정성태 [신작] 2023.08.20
사랑에 대해 사랑에 대해 제 기쁨에 겨워 꽃은, 무슨 기척도 없이 지상을 밝히더라. 사랑한다는 것도, 날로 제 기쁨에 겨워 스멀스멀 물드는 것. 詩 정성태 정성태 [신작] 2023.08.04
떠나간 것에 대해 떠나간 것에 대해 오지 않을 것은 끝내 오지 않는다. 그대 눈물로 나날의 양식을 삼고, 그대 탄식으로 밤낮이 뒤섞일지라도 사랑도 종래엔 공허하게 흩어지는 메아리, 그것이 그대에게 구원이 될 수 없는 지금 오지 않을 것은 끝내 오지 않는다. 詩 정성태 정성태 [신작] 2023.07.22
그리운 날에 그리운 날에 당신 계신 하늘에도 아침이 당도했겠지요. 바람 지나간 이 곳엔 햇살만 무던히 흩어집니다. 여전히 그리운 날들, 그 숨가뿐 기억 사이로 당신 계신 그 곳은 지금 평안하신지요? 詩 정성태 정성태 [신작] 2023.07.18
천륜과 인륜에 관한 단상 천륜과 인륜에 관한 단상 어린 자식은 부모가 돌보고 늙은 부모는 자식이 돌본다. 이것은 천륜의 이치이고 천륜의 이치는 셈하지 않는다. 사회적 성찰 또한 그러하니 어린이와 노약자를 돌보는 국가의 무한 책무와 함께 인륜의 관계가 어찌 가벼우리. 詩 정성태 정성태 [신작] 2023.07.16
바람에게 바람에게 바람이 가는 길을 알지 못한다고 내가 바람이 아니어야 할 이유는 없다. 인생이 드물게 아름다울 수 있으나 종래엔 홀로 가야하는 고독한 길이다. 군중 속에 처절히 갇힌 연원이 문명을 벗고 오히려 숲을 찾게 한다. 사랑을, 믿음을 맹세하지 않는 것은 내가 바람의 종착을 모르는 까닭이다. 詩 정성태 정성태 [신작] 2023.07.13
밤비에 젖어 밤비에 젖어 속살거리며 추억을 부른다. 그리운 사람 젖은 이야기 거기 여전히 아득한 숨결 닿을 수 없는 내밀한 거리 속살거리며 밤이 젖는다. 詩 정성태 정성태 [신작] 2023.07.05
종말적 시대 앞에서 종말적 시대 앞에서 믿음이 산화된 거기, 절망의 시간은 빛의 속도로 낙하한다. 희망의 간극과 끈보다 더 빠르고 무겁게 퇴적되는 오늘 우리 안의 양심은 다시금 혈기를 부르고 있다. 격노의 몸짓을 추스리며 여기 종말적 시대 앞에 묻노니, 그대 지금 평안하신가? 詩 정성태 정성태 [신작] 2023.06.30
너에 대해 너에 대해 내게 가장 아름다운 추억은 너에게 마음의 편지를 쓰던 일. 그것을 들고 부칠 곳 몰라 하냥 우체통 앞을 서성이던 일. 내가 여전히 살아가는 힘은 그 아린 기억 때문인지도 몰라. 슬프게 빛나는 시간의 저장고, 그 곳에 꿈을 묻었는지도 몰라. 詩 정성태 정성태 [신작] 2023.06.28
지연된 죽음에 대해 지연된 죽음에 대해 살아 있는 것들의 모든 근원은 욕망하는 존재로서 죽은 것들을 대신한다. 지연된 죽음, 그 이면에는 한결같이 이승의 여행자로서 질긴 호흡이 자리하는 하여, 무연함 속에서도 깨달아야 하는 것은 생명에 대한 시간이며 죽음 너머의 세상이다. 時 정성태 정성태 [신작] 2023.06.19
바람의 흔적 바람의 흔적 지나고 보니 허둥거리다 사라진 바람의 흔적이다. 부칠 곳 없어 막힌 심연을 할퀴던 눈물의 편지다. 마음도, 몸도 낮아지고서야 비로소 깨달음을 부르는 거기 꽃잎 한 장 그것보다 더 큰 것이 세상에 또 있으랴. 詩 정성태 정성태 [신작] 2023.06.15
뒤늦게 오는 사랑 뒤늦게 오는 사랑 가장 빛나는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 가장 아름다운 날도 아직 오지 않았다. 기억의 편린 저편, 자욱한 물안개를 뚫고 뒤늦게야 들려오는 숨가쁜 사랑의 변주. 時 정성태 정성태 [신작] 2023.06.12
오래된 이야기 오래된 이야기 어느 순간부터 혹여 내가 당신을 미워하거든 내 안의 온 우주가 몹시도 아프기 때문임을 더는 견디기 힘든 기억의 저장고로부터 차라리 거칠게 솟구치다 이내 쓰러지는 고통의 파고가 된 것임을 거기 무변하다는 것은 잊혀짐의 다른 이름일지니 미움 이후에야 깃드는 침잠의 자유, 고독한 출구가 된 것임을 時 정성태 문학공간(2023) 정성태 [신작] 2023.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