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우는 것은 낙엽이 아니다/정성태 저기 우는 것은 낙엽이 아니다 바람에 갈 바 몰라 저기 우는 것은 낙엽이 아니다 젊음을 숨 가쁘게 지새던 그 때 유학생의 눈물이 오늘 안스러이 지는 소리다 아아, 어쩌면 색깔을 고쳐 입은 연민이 뜨겁게 발진하는 소리인지도 모른다 다먄 규율이 아닌 그러나 끊임 없는 저 고원.. 정성태 [시집] 2011.11.29
근황/정성태 근황 산마루 저녁 길을 넘어가는 붉은 새 그 색감의 처연한 기억 사이로 누군가 나를 부르는 소리 그대 절창의 마지막 곡조 그러나 내 일찌기 경험하지 못했던 따사로운 전환의 세월을 가노니 절망 끝에서야 길어 올리는 너와 나누는 최후의 추억 붉은 포도주를 볼 때면 느끼던 역사에의 야릇한 적의.. 정성태 [시집] 2011.06.22
누가 나의 잔을 채우겠는가/정성태 누가 나의 잔을 채우겠는가 누가 나의 잔을 채우겠는가? 창녀의 요동치는 신음을 들으며 오늘도 무기력한 그것으로 침만 삼키는 너희의 비열한 마음과 생각으로부터 오오, 그 빈대 같은 감옥으로부터 나의 푸른 열정과 뜨거운 피가 솟구치나니 너무도 쉽게 생쥐의 습성을 익혀버린 이 사악한 시대의 .. 정성태 [시집] 2011.06.01
좌판의 예수/정성태 좌판의 예수 길거리 좌판 한 구석에 예수께서 쪼그리고 앉아 계신다. 어묵 국물로 한 모금 추위를 달래시더니 이내 꼬챙이의 어묵 한 조각을 더없이 소중히 잡수신다. 몇 가지의 산나물과 야채는 예수의 위대한 자산이다. 살피는 이 많지 않아 건초로 변해간다 할지라도 그는 여전히 삶의 교훈이며 소.. 정성태 [시집] 2010.12.29
겨울나무/정성태 겨울나무 푸른 노래를 갖기까지 나무는 속으로만 운다. 남루한 것을 버릴 줄도 알아 저 홀로 침잠의 고독을 사는 인연은 참으로 청빈한 꿈 근원을 땅에 두었다 하나 빈 손은 일제히 하늘을 바라니 더는 부끄러울 게 없는 인고의 바람 그러나 어쩌랴 저렇듯 위태로운 삭풍이 부니 또한 어.. 정성태 [시집] 2010.12.05
존재/정성태 존재 그것이 어려운 것은 아니다. 다만 어떻게의 문제일 뿐이다. 단언코. 詩 정성태 정성태 시집 "저기 우는 것은 낙엽이 아니다" 중에서 발췌 정성태 [시집] 2010.08.30
대숲에 들면/정성태 대숲에 들면 대숲에 들면 노동으로 두터워진 손마디가 있다 키와 굵기는 저마다 달라도 그 옛날 척박한 땅을 옥토로 일궜을 단군 이래 내 조상들의 한결같은 고마움이 더 잘해보라고 푸르게 맞대어 있다. 미끈한 유희나 온갖 수사의 변용 앞에서도 빈 마음은 끝내 속되지 않아 오랜 세파를 꺽임 없이 .. 정성태 [시집] 2010.08.15
어디 좋은 음악 없나요/정성태 어디 좋은 음악 없나요 대열을 등지고 선 벼랑과 벼랑의 사람들 그 끝을 향해 걸어가는 당신들의 노래엔 가락이 없다 쇳소리만 고음으로 오선지엔 핏물이 번지고 악보 없는 열창에 관객들은 떨고 있다 그리고 나는 울고 있다 고성능 헤드폰을 낀 채 아주 비탄에 젖어서...... 어디 좋은 음악 없나요 벼.. 정성태 [시집] 2010.07.26
산다는 것/정성태 산다는 것 산다는 것은 깨알 같이 많은 날들을 진한 핏물로써 드러내는 일이다 빈혈이 일고 목숨이 바닥다는 순간에도 의연한 자세로 바로 선다는 것이다 산다는 것은 완성으로의 선명한 획을 그으려는 강인한 의지를 잃지 않는 일이다 측량할 수 없는 슬픔이 몰아쳐도 꽁꽁, 매섭게 얼려 놓은 채 일.. 정성태 [시집] 2010.07.06
흐린 날의 귀가/정성태 흐린 날의 귀가 알맞게 취해서 돌아오는 길 어지간히 내 안의 눈물도 알 것만 같다. 삶의 회한이야 누군들 없으랴만 오늘처럼 술잔이라도 기웃거린 날이면 못내 쌓여 있던 기억의 통증 어김없이 흐린 날의 빗줄기로 젖는다. 슬픔이라야 한낱 밀물이 들고나면 지워지는 바닷가의 모래자국.. 정성태 [시집] 2010.05.10
정성태 시집 "저기 우는 것은 낙엽이 아니다" 출간 정성태 시집 [저기 우는 것은 낙엽이 아니다] 정 시인을 만난 지 여러 해가 지났고, 최근에는 몇 차례 산행도 함께 했다. 그와 함께 있을 때마다 그 사람의 순박 • 성실함과, 문학에 다가서는 진지한 자세에 나도 동화되는 때가 많았다. 세상의 온갖 속진 속에 살면서도, 그것들을 원망하거나 나.. 정성태 [기타] 2008.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