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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숲에 들면
대숲에 들면
노동으로 두터워진 손마디가 있다
키와 굵기는 저마다 달라도
그 옛날 척박한 땅을 옥토로 일궜을
단군 이래 내 조상들의 한결같은 고마움이
더 잘해보라고 푸르게 맞대어 있다.
미끈한 유희나
온갖 수사의 변용 앞에서도
빈 마음은 끝내 속되지 않아
오랜 세파를 꺽임 없이 견디어 낸
이제 우리의 모습도 다들 저와 같아
한 세대 또 한 세대로 영겁을 이어가는
대숲에 들면 번지는 득음의 이치
나도 깨달아 오늘을 건너라 한다.
詩 정성태
정성태 시집 "저기 우는 것은 낙엽이 아니다" 중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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