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시집]

대숲에 들면/정성태

시와 칼럼 2010. 8. 15.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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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숲에 들면

 

 

대숲에 들면

노동으로 두터워진 손마디가 있다

키와 굵기는 저마다 달라도

그 옛날 척박한 땅을 옥토로 일궜을

단군 이래 내 조상들의 한결같은 고마움이

더 잘해보라고 푸르게 맞대어 있다.

 

미끈한 유희나

온갖 수사의 변용 앞에서도

빈 마음은 끝내 속되지 않아

오랜 세파를 꺽임 없이 견디어 낸

이제 우리의 모습도 다들 저와 같아

한 세대 또 한 세대로 영겁을 이어가는

대숲에 들면 번지는 득음의 이치

나도 깨달아 오늘을 건너라 한다.

 

 

詩 정성태

 

 

정성태 시집 "저기 우는 것은 낙엽이 아니다" 중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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