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시집]

겨울나무/정성태

시와 칼럼 2010. 12. 5.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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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무

 

 

푸른 노래를 갖기까지

나무는 속으로만 운다.

 

남루한 것을 버릴 줄도 알아

저 홀로 침잠의 고독을 사는

인연은 참으로 청빈한 꿈

 

근원을 땅에 두었다 하나

빈 손은 일제히 하늘을 바라니

더는 부끄러울 게 없는 인고의 바람

 

그러나 어쩌랴

저렇듯 위태로운 삭풍이 부니

또한 어쩌랴

끝내 목숨을 길러야 하는 것을

 

팔 벌려 새들을 부르는

기적은 소리도 없이 오고야 말아

나무는 비원의 계절을 산다.

 

 

詩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