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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쓰는 유서
당신 무릎에 내 머리 눕힌 채
한결같이 당신만을 사랑했노라는
내 이승에서의 마지막 말을 미리 전하노니
사랑하는 이여,
어느 훗날 당신과 내 사이를 가르는
신의 내밀한 부름을 받게 될 때
그리하여 설혹 내가 정신을 놓고
잠자 듯 그대에게서 멀어지게 될지라도
다만 내 사랑의 깊이와 무게만은 기억해 주오.
내 눈금 없는 잣대로
가늠할 수 없는 사랑이기를 구하노니
부디 당신 무릎에 기대어 눈 감게 하오.
詩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