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시집]

미리 쓰는 유서/정성태

시와 칼럼 2012. 9. 4.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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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쓰는 유서



당신 무릎에 내 머리 눕힌 채

한결같이 당신만을 사랑했노라는

내 이승에서의 마지막 말을 미리 전하노니


사랑하는 이여,

어느 훗날 당신과 내 사이를 가르는

신의 내밀한 부름을 받게 될 때


그리하여 설혹 내가 정신을 놓고

잠자 듯 그대에게서 멀어지게 될지라도

다만 내 사랑의 깊이와 무게만은 기억해 주오.


내 눈금 없는 잣대로

가늠할 수 없는 사랑이기를 구하노니

부디 당신 무릎에 기대어 눈 감게 하오.

 

 

詩 정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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