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시집]

흐린 하늘을 보며/정성태

시와 칼럼 2012. 9. 3.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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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하늘을 보며



굵은 빗줄기 오다가다

날은 짓궂게 어둡고

내게는 까닭 있는 아픔 몇 가닥


어느 순간, 너와 내가 버렸을

지금은 흔적조차 찾기 어려운

먼 기억 속의 푸르고 따뜻한 꿈

여기 한낮을 흐리게 감춘

먹구름 속에 깊게 파묻고

너와 나 무표정하게 서 있다


살아 갈수록

그 무엇이 우리를 몰아가는지

삶은 왜 자꾸 비굴해지는 것인지


마음속을 흔들어대는

아픔과 아픔 사이로

단 하나의 하찮은 것이라도

거기 거룩한 것들이 깃들어 있나니

 

 

詩 정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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