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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다는 것에 대해
나와 끈적이던 인연들,
이제 하나 둘
내다 버릴 때도 된 듯하다.
탁한 물속에 유배된
어항 안 물고기가 그렇고,
작년 언제쯤 죽어
이젠 가지조차 말라비틀어진
화초 몇 개도 그렇다.
어디 그것들뿐이랴!
살을 부빈 인연도
정히 가고 오는 기한이 있거늘,
설혹 죽도록 아끼던 단 한 사람마저
오늘 그 뜻이 다한 것이라면 훌훌
남은 그림자마저도 비워낼 일이다.
버릴수록 가벼워지고,
가벼워진 만큼 자유롭게 되는 것이어서
이를 다른 무엇으로도
애써 환치시킬 이유는 없으리니.
詩 정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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