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盧 대통령 신년 연설에 대해/정성태

시와 칼럼 2006. 1. 20.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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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18일 밤 10시, TV 생중계를 통해 밝힌 신년 연설을 들여다보면, 기대와 우려가 확연히 교차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심각한 수준에 내 몰리고 있는 우리 사회의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한 상생의 문화를 만들어 갈 것을 강조한 점에 있어서는 비교적 현실 인식을 올바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된다.

그러나 盧 대통령의 임기 3년여를 되돌아 볼 때, 대부분의 사회 갈등과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 일반의 심각한 불신 그리고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부익부 빈익빈 문제를 포함한 각종 정치적 혼란이 노무현 대통령을 위시한 정부 여당 스스로에게 있음을 아직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오늘날의 국정 파탄 전반에 대해 보다 겸허하고 책임 있는 자세에서 나오는 진솔한 자기 반성은 전무한 채, 모든 잘못을 일부 언론과 정치권, 심지어는 대안 없이 비판하는 국민에게 있다는 식으로 그 책임을 고스란히 전가하고 있다는 측면에서는 실로 불안한 마음 떨굴 길이 없다.

국정 전반에 대한 최후 보루로서의 조정자가 되어야 하고 또 그 진술자가 되어야 할 대통령이 오히려 즉흥적이고 단세포적인 언행으로 좌 편향과 우 편향을 설왕설래하며 중심을 잡지 못했음을 뼈에 새길 수 있어야 한다. 오죽했으면 세간에 회자되기를 "대통령은 임기 동안 그냥 월급이나 받아먹으며 조용히 있어줬으면 좋겠다"는 말이 유행했겠는가.

盧 대통령 스스로가 신년사를 통해 "책임 있게 생각하고 행동"할 것을 강조한 바와 같이, 작금의 총체적 위기 상황이 어디로부터 연유하고 있는지를, 먼저 대통령 스스로부터 냉정히 되살펴 볼 수 있어야 한다. 오만과 독선 그리고 불필요한 아집을 버릴 때, 국민적 신망을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며, 이를 토대로 할 때 문제 해결을 위한 실마리가 하나씩 풀려 날 수 있기 때문이다.

 

2006년 1월 19일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