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오기정치, 땡깡정치/정성태

시와 칼럼 2005. 5. 29. 05:42
728x90

참여정부 출범과 함께 우리 정치권, 특히 노무현 대통령과 그의 친노세력을 빗대 생겨 난 말이 바로 코드 정치다. 그 후, 또 다른 신조어가 생겨나서 널리 회자되고 있는 데 소위 오기정치 또는 땡깡정치란 표현이 그것이다.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쓴소리를 하는 정치인이나 또는 같은 조직 내의 경쟁관계에 놓여 있는 동료를 향해 인간으로서는 그 도리상 차마 할 수 없는 말을 서슴없이 자행하고 있는 정치인을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자신보다 훨씬 더 개혁적이고 뛰어난 인물마저 자신의 발 아래 굴복하지 않는다고 구태 정치인으로 매도했던 것이 대표적인 경우에 속한다. 아울러 어떤 조직 내의 구성원간에 있어서도 상호 선의의 경쟁을 통해 자신의 입지를 강화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동료를 폄하하는 독설을 퍼붓는 정치인을 두고 생겨난 말이기도 하다. 이제 국민은 그런 정치인에게 많이 식상해 있다. 오히려 심한 역겨움마저 나타내고 있다.

이제 앞으로의 정치지형은 새로운 지도자를 필요로 하고 있다. 국민 일반이 처해 있는 삶의 고통과 눈물의 깊이를 정확히 이해하고 이를 두루 살펴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그런 정치인을 원하고 있다. 자신의 정치철학을 확고히 하면서도 보다 합리적인 가운데 우리사회의 구태를 씻겨 낼 수 있는 비젼과 실천 역량을 지닌 지도자를 갈망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개혁에 대한 의지를 입으로만 남발하지 않고 조용한 가운데 그러나 확고한 신념을 갖고 이를 진정으로 실천해 낼 수 있는 인물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어떤 사람의 말이나 글을 통해서 그의 생각을 알게 된다. 그와 마찬가지로 그 사람의 행실을 보고서 그 사람의 말이나 글에 대한 진정성을 확인하게 된다. 향후 진보진영이 찾아내고 키워가야 할 정치지도자 상은 바로 그의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말만 무수히 앞선 채 정작 실천해 내는 일은 별반없이 끊임없이 사회불안만을 야기하는 사람으로는 절대 신뢰를 받기 어렵다. 아울러 사회개혁도 결코 실질적인 성과를 얻어 낼 수 없다.

이제 진보진영에서는 표리부동한 사람이 득세하게 되는 상황은 철저히 막아야 한다. 입으로는 무수한 향연을 펼치면서도 정작 실천에 있어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식의 정치인은 철저히 가려내야 한다. 독기서린 표정으로 자신보다 월등히 개혁적 마인드를 갖고 있고 또 뛰어난 역량을 갖추고 있는 정치인을 적으로 간주한다거나 또는 표독스런 얼굴로 같은 조직의 동료에게 칼침이나 놓는 식의 정치인으로서는 지금의 노무현 대통령과 같이 소리만 요란한 뿐 결코 개혁을 일궈 낼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보진영은 진정으로 국가의 위상 강화와 국민의 자존 그리고 왜곡된 경제구조를 타파하고 아울러 서민대중을 위해 실질적으로 일할 수 있는 정치인이 누구인지 원점에서부터 다시금 차근히 따져보고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을 정직하게 완수할 수 있는 그런 인물이 누구인지를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진보진영에 준 선물이 딱 하나 있기는 하다. 이는 입술만 앞선 채 국민을 끊임없는 갈등구조와 혼란의 격랑으로만 내모는 지도자로는 결코 우리사회의 그 어떠한 개혁도 참되게 일궈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으로 인해 이제는 개혁피로증후군이란 말까지 여기 저기서 생겨나고 있다. 정작 해야 할 일은 전혀 하지 못한 채 정쟁만 일삼다 날 새는 지도자에 대해 환멸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국민과 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다정다감하게 그들의 눈물을 이해하고 함께 동참할 수 있는 그래서 실제적으로 이들을 위해 일 할 수 있는 정치인을 국민은 지금 원하고 있는 것이다. 진보진영은 이를 귀중한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작금의 치안상태를 보더라도 국민이 마음 놓고 잠을 잘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선량한 불특정인 특히 여성이 연이어 살해되는 끔찍한 사태를 경험하며 하루 하루를 마음 졸이며 살아가고 있다. 심지어는 업무를 수행하던 경찰관마저 한꺼번에 흉악범에게 살해되는 도무지 상상할 수 없는 일조차 발생하고 있다. 정치권이 모든 일을 정쟁의 도구로만 사용하고 있는 데 따른 심각한 가치왜곡 현상이 그대로 투영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아닌 남을 모두 적으로 규정한 채 연일 계속되는 정치권의 쌈박질을 그대로 보고 배운 결과인 것이다. 그러다보니 공권력에 대한 국민의 비아냥이나 또는 무시현상이 더욱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서민대중의 가계경제도 이미 파탄난 상태에 이르렀다. 신용불량자가 400만명에 이르고 있으며 여기에 젊은이들은 취업을 하지 못해 유리방황하고 있다. 꽁꽁 얼어붙은 내수 시장을 활성화 할 수 있는 대책도 도무지 보이지 않고 있다. 시장 상인들에 의하면 차라리 아이엠에프 때가 그나마 더 나은 편이라고 할 정도니 그 심각성은 가히 하늘에 사무칠 지경에 다다른 것이다.

여기에 노무현 대통령이 해외 나들이를 하면서 보여준 역사에 대한 그릇된 인식은 급기야 중국의 해괴한 역사날조를 초래하게 되었으며 일본 또한 역사왜곡에 대한 고삐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미국 역시 역대 어느 정권 때보다 한국정부를 무시하고 있는 듯 하다. 국치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이며 이보다 더한 국권 침탈행위가 따로 없을 것이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는 노무현 대통령의 총체적 무능으로 인해 나라 안팍이 어느 한 곳도 성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남은 3년여 동안을 더 인내하며 고통 당해야 하는 국민 일반의 처지가 참으로 딱하다 아니 할 수 없다. 백성의 원성이 하늘에 사무치고 있으니 공권력인들 어찌 다르다 할 수 있겠는가. 나라는 안팍으로 중병에 걸려 신음하고 있는 데, 몇몇 특정인을 위해 정작 국가의 주인인 국민 모두는 마음고생과 몸고생을 동시에 하고 있는 것이다. 그를 선택한 나와 우리 모두의 업보라 생각하며 항후 진보진영은 보다 철저한 검증을 통해 참된 지도자를 세워야 할 것이다. 다시는 이와 같은 어리석은 일을 역사에 반복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시인 정성태

2004년 8월 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