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서울, 이재명 지지율 36.8%… 민심 이반 심상치 않다

시와 칼럼 2026. 8. 12. 06:04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10일 발표한 8월 1주차 조사에 따르면 긍정평가는 43.3%에 그친 반면, 부정평가는 53.0%로 과반을 넘어섰다. 특히 주목해야 할 대목은 정치적 민심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서울 지역 긍정평가가 36.8%까지 하락했다는 사실이다.

이번 결과는 단순한 일시적 등락으로만 치부하기 어려운 경고음이다. 더욱이 4주 연속 하락이라는 흐름은 정권 출범 초기 국민이 품었던 기대에 균열이 발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재명 정부가 줄곧 강조해온 ‘공정’과 ‘성장’, 그리고 ‘민생 해결’이라는 명제가 국민의 현실에서 점차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는 데 따른 뼈아픈 경고장이 아닐 수 없다.

민심 이반의 진앙지는 우선 부동산 정책에 있다. 이재명 정부는 부동산 문제를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직접 챙기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집값 상승과 전·월세 부담이라는 이중고에 더해 정책적 혼란과 갈등까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부부 공동명의 주택에 대한 1가구 2주택 세제 논란 또한 국민의 조세 부담에 대한 불안과 불신을 키우는 요인이 됐다. 정부 정책이 삶의 질을 개선하기는커녕 예기치 않은 세금 부담으로 다가올 때 국민의 반응이 냉담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정책 추진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명분과 함께 국민이 실제로 체감하는 결과다.

특히 청년층의 주거 고통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실제로 2024년 기준 서울의 30대 무주택 가구 비율은 통계 작성 이래 최대를 기록했고, 고시원 등 비주택 거처에 거주하는 청년들의 현실 역시 심각한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폐버스 리모델링’과 같은 청년 주거 아이디어가 집권당 중진으로부터 제시됐다. 이는 정작 주거난에 시달리는 청년들이 느끼는 현실과 집권당의 인식 사이에 얼마나 큰 간극이 존재하는지를 되묻게 한다.

그 때문에 정부가 무주택 서민들의 절박한 주거 현실을 외면하고 있거나, 적어도 국민이 실제로 어떤 주거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는지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다는 비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지점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주택 공급 물량이 아니다. 청년들과 무주택 서민들이 실제로 접근할 수 있는 입지와 임대료,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지속성이 함께 보장되어야 한다.

주거 문제뿐만이 아니다. 형사소송법 개정 등을 둘러싼 형사사법 영역의 정책 기조 역시 정부와 여당이 국민적 공감대를 얼마나 충실하게 형성하고 있는지를 되묻게 한다. 한길리서지가 5일 발표한 검찰 보완수사권 관련 조사에서 '필요' 62.5%, '폐지' 31.8%로 집계됐다. 특히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필요'가 53.8%로, '불필요' 39.5%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높은 반대 여론은 단순히 검찰개혁에 대한 찬반을 넘어, 국민이 정부의 개혁 방향과 추진 방식에 얼마나 공감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로 삼을 수 있다. 청와대와 민주당의 강행 기조 속에서 ‘협치’라는 단어가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것도 바로 여기에 있다.

개혁은 필요하다. 그러나 개혁이라는 이름만으로 모든 정책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검찰개혁이라는 정치적 명분이 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충분한 사회적 숙의에 앞서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면, 그 정책의 정당성과 지속 가능성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러한 정책 추진으로 인해 사회적 약자가 그 후과를 감내하게 된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한때 비교적 우호적이었던 젊은 여성층의 민심까지 돌아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국가 정책은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추진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민생과 직결된 현실을 외면할 때 개혁의 명분은 힘을 잃는다. 이재명 정부가 지금 직면한 가장 큰 취약점은 바로 ‘정책 의지’와 ‘실질적 효과’ 사이에 존재하는 거대한 괴리다. 정책을 발표하는 것과 국민의 삶을 실제로 변화시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국민적 공감대 형성에 실패한 소통은 결국 국정 지지율이라는 정직한 성적표로 돌아온다. 현재 나타나고 있는 지지율은 그간의 국정 운영에 대한 중간 성적표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하락을 단순한 여론조사의 숫자 변화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이제 정부는 국정 운영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첫째, 청년층과 서민들 주거 안정을 위한 장기·영구 공공임대주택을 획기적으로 확충해야 한다. 단기적인 분양 실적이나 공급 물량의 숫자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실제 무주택 서민들과 청년층이 감당할 수 있는 주거비와 안정적인 거주 기간, 생활권까지 고려한 실질적인 주거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부동산과 사법정책 모두에서 현실성과 실효성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정책의 명분보다 중요한 것은 정책이 국민의 삶에 어떤 결과를 가져오느냐이다. 사회적 약자의 현실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정책 실험은 국가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셋째, ‘열린 소통’을 실질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대통령이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단순히 대화의 창구를 열어놓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정책 결정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반대 의견에도 귀를 기울이며, 잘못된 정책은 과감하게 수정하는 것이 진정한 소통이다.

물론 국정 지지율은 숫자에 불과할지 모른다. 그럼에도 그 숫자 안에는 국민의 기대와 실망, 불안과 경고가 함께 담겨 있다. 그렇다고 43.3%라는 숫자만으로 정권의 위기라고 단정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4주 연속 하락하며 부정평가가 과반을 넘어선 상황까지 외면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더 큰 위기를 부를 수 있다. 특히 서울에서 36.8%라는 수치가 나타났다는 사실은 정부와 여당이 수도권 민심의 변화를 예의주시해야 할 이유다.

민심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한 번 돌아선 민심을 다시 돌려세우는 일은 처음 신뢰를 얻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 지금 이재명 정부에 필요한 것은 지지율을 방어하기 위한 정치적 계산이 아니라 국민의 삶을 실제로 개선할 수 있는 정책적 성과다. 개혁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우선해야 할 것은 국민의 삶과 안전을 지키는 민생이다.

결국 국민은 정책의 구호가 아니라 삶의 변화를 통해 정부를 평가한다. 서울 36.8%라는 숫자를 단순한 여론조사의 한 항목으로 넘길 것인지, 아니면 국정 운영의 방향을 되돌아보라는 국민의 경고로 받아들일 것인지는 이제 이재명 정부의 선택에 달려 있다.

인용된 리얼미터 조사는 지난 3일~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514명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무선 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 4.0%,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p다.  

한길리서치 조사는 지난 1일~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유선 전화면접 3.6%, 무선 ARS 96.4%로 진행됐으며, 응답률 2.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두 조사와 관련해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필자 : 정성태(시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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