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의 존재 이유는 국민의 삶을 보호하고 안정적인 토대를 마련하는 데 있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 출범 1년여가 지난 지금, 대한민국은 '희망’보다는 '혼란’과 '불신’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리는 사회가 되었다.
국민의 기대와는 동떨어진 각료 임명, 거대 의석을 앞세운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폭주, 쉼 없는 특검 공세 등 줄을 잇는다. 그간 드러난 여러 행태를 볼 때, 정상적인 국정 운영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기이하다.
우선 증시를 보자. 정권은 코스피 지수의 표면적 수치를 내세운다. 하지만 속살을 들여다보면 실상은 위태롭다. 일부 대형 반도체 종목에만 의존한 착시 효과일 뿐, 그 이면에는 전무후무한 시장 변동성 탓에 수많은 개미들이 절규한다.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잇따라 발동될 정도의 주식시장은 더 이상 건전한 자본 조달의 장이 아니라, 일확천금의 '도박판’으로 변질된 듯싶다. 아울러 이러한 투기 심리를 자극했다는 정책 기조 또한 두렵기만 하다.
부동산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투기 수요를 잡겠다던 호언장담은 간데없고, 이제는 장기간 성실하게 돈을 모아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룬 이들마저 투기꾼 취급하며 상대적 박탈감만 키운다. 게다가 전월세 시장마저 위태롭게 흔들리며, 서민들 주거불안을 증폭시킨다.
더욱 경악스러운 것은 대통령 본인이다. 양도 및 대출 규제 관련 논란을 불러온 아파트 매도 방식 이후 유사한 거래 사례가 거론되며 집없는 서민들에게는 깊은 회의감만 안겨준다. 급기야 매도인 대출 거래가 확산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진다.
대통령 재판과 관련된 공소취소 논란을 불러온 입법 추진은 형사사법 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것으로 인식되기에 충분했다. 이 같은 입법 추진은 법치주의를 파괴할 수 있다는 우려와 비판을 낳고 있다.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또한 그 연장선에 놓여 있다. 이는 입법부 본연의 역할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태롭다.
가장 우려스러운 지점은 국민을 대하는 안하무인과 오만한 태도다. 정권 출범과 무섭게 대통령 형사사건 변호를 맡았던 인사들이 청와대를 비롯한 국가 주요기관에 기용되면서 인사의 사유화가 임계점을 넘었다는 비판이 따른다.
이처럼 자신들의 권력 유지와 안위를 위한 보은 인사에만 혈안이 된 채, 정작 AI 시대 국가 경쟁력을 책임져야 할 관련 수석 자리는 공석으로 방치돼 있다. 언론 위축을 우려하는 징벌적 배상 문제 또한 비판적 목소리에 귀를 닫겠다는 불통의 극치를 보여준다.
지금 우리 사회는 '근면과 성실’이라는 건강한 가치 대신 '투기와 한탕’이 인생의 지혜라도 되는 것처럼 회자되는 가치 전도 현상을 겪고 있다. 무릇 국가권력은 국민을 두려워할 수 있어야 한다. 국민이 있기에 권력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재명 정권에서 국민을 무서워하는 기색은 찾아보기 힘들다. 끊임없이 정치 거간꾼들이 득세하고, 국정의 난맥상이 이어지는 현실 속에서 국민들은 점점 정치를 ‘관조의 대상’ 혹은 '혐오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이재명 정권은 깨달아야 한다. 오만한 권력은 결국 국민의 차가운 심판을 마주할 수밖에 없다. 허구헌날 정치 보복으로 날새우며 국가적 에너지를 소진하기보다는, 망가진 민생을 살피고 국격에 걸맞은 품격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거듭 강조하지만, 국민을 우습게 여기는 권력의 결말이 좋았던 사례는 역사적으로 드물다. 다수 국민의 소리에 귀 닫은 채 지금의 무책임한 폭주를 멈추지 않는다면, 그 대가는 고스란히 정권 스스로가 감당해야 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하는 바이다.
* 필자 : 정성태(시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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