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상처받고 흔들려도 꽃은 다시 핀다

시와 칼럼 2026. 7. 21. 05:47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연약한 존재다. 누구도 예외 없이 육신은 늙고 병들며, 마음은 흔들리고, 감정은 얼룩지기 쉽다.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상처를 받기도 하고, 믿었던 사람에게서 배신을 경험하기도 한다. 하지만 인간의 삶은 관계를 떠나서는 존재하기 어렵다. 동시에 그 관계 때문에 아파하는 아이러니한 존재이기도 하다.

부모는 자녀에게 실망하고, 자녀는 부모에게 상처를 받는다. 부부는 서로를 가장 사랑하지만, 한편 깊은 상처를 주기도 한다. 형제자매, 친구와 동료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상대가 자신의 기대에 맞춰 행동하기를 바라지만,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임계치와 약점을 지니게 마련이다. 이것이 인간에게 주어진 본태적 한계다.

따라서 인간관계에 있어서 우선 필요한 것은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세다. 자신이 불완전하듯, 타인의 불완전함도 인정하는 일이다. 완벽할 수 없음을 알면서도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관계 형성을 위해 요구되는 삶이다. 관계 속에서 상처를 받더라도 다시 살필 수 있는 배려, 이것이 성숙한 인간관계의 출발점인 것이다.

그렇듯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면서도 보다 성숙하려는 의지가 인간을 더욱 인간답게 만든다. 부족하기 때문에 배우고, 넘어지기 때문에 다시 일어서며, 상처받기 때문에 사랑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이것이 인간이 지닌 역설이며, 동시에 아름다운 이유다. 불완전함 속에서 서로를 품으며 함께 성장하는 삶이야말로, 우리를 진정한 행복과 진리에 이르게 하는 첩경이다.

삶의 중심을 자신의 내면에 두는 사람은 관계의 풍랑 속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는다. 자신의 부족함을 아는 사람은 교만하지 않고, 실수를 인정할 줄 알며, 타인의 아픔에도 귀를 기울일 줄 안다.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강한 것이 아니라, 흔들려도 다시 중심을 찾는 사람이 진정으로 강한 사람이다. 이는 어쩌면 인간이 교만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신의 섭리인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사람은 행복의 조건을 완벽한 환경에서 찾으려고 한다. 훌륭한 부모, 많은 재산, 좋은 직장, 이상적인 배우자, 공부 잘하는 자녀, 믿음직한 친구와 동료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그런 조건들이 모두 갖추어진다고 할지라도 삶은 여전히 빈틈을 드러낸다. 행복은 완벽함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불완전함을 받아들이는 순간 찾아오기 때문이다.

그런 한편 때로는 거절할 줄 아는 용기와, 상처받는 관계에서 적절한 거리를 두는 지혜도 필요하다. 인간관계는 희생만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존중하는 균형 속에서 지속된다. 용서는 모든 것을 참는 것이 아니라, 미움에 자신의 삶을 맡기지 않는 선택이다.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으려는 삶은 결국 자신을 잃어버리는 원치 않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필자 : 정성태(시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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