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86세대와 극우세력, 그 낡고 고인 정치 갈아엎어야!

시와 칼럼 2026. 7. 20. 08:37

고인 물은 썩게 마련이고, 썩은 물은 흘려보내야 한다. 정치도 예외가 아니다. 특정 세력이 장기간 권력을 독점하거나 기득권화되면 퇴보하게 된다. 때문에 거기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고, 시대 변화에 맞는 가치와 정책이 경쟁해야 한다. 그에 대한 평가를 통해 낡은 정치가 교체될 때 민주주의는 건강하게 작동한다.

한국 정치는 지금 심각한 신뢰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국민은 정권이 바뀌어도 자신의 삶이 달라지지 않는다고 느낀다. 정치권은 상대를 비난하며 무너뜨리는 데는 능숙하지만, 부조리한 현상을 타개하고 국가의 미래를 설계하는 일에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 그 근본 원인은 권력자들의 기득권 공고화에 있다.

더불어민주당 86세대 정치인들은 민주화의 주역이었다. 군부독재에 맞서 용기 있게 헌신했던 그들의 역사적 공로는 결코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민주화의 공로가 지금의 기괴한 정치행태를 정당화하는 영구적인 면허 발부는 아니다. 그들 또한 개혁의 주체에서 철저한 기득권 수호자로 전락했다는 따가운 비판이 따른다.

과거에는 권력을 감시했던 그들이 이제는 권력을 옹호하는데 더 급급하고 익숙해졌다. 도덕성과 정의를 앞세우면서, 정작 자신들의 크고 작은 흉허물에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상대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했던 그들이 오히려 다양한 비판을 틀어막으려하는 현실 또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국민의힘도 예외가 아니다. 보수는 자유, 법치, 책임 등을 중시하는 정치철학을 바탕으로 발전해 왔다. 그러나 과거에 대한 지나친 향수, 배타적 정치문화, 특히 보수를 참칭하며 국민의힘을 좌우하려는 일부 극우 성향의 발호는 보수 전체의 경쟁력 훼손과 정치적 외연 확대에 걸림돌로 작동한다. 그만큼 미래를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흥미로운 점은 양 진영이 서로를 강력 비난하면서도 사실상 닮아 있다는 점이다. 상대를 악으로 규정한 채, 지지층 결집을 위해 갈등을 증폭시키는 등 정책보다 진영 논리를 앞세우는 정치가 반복되고 있다. 권력 행사가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 진영 유지를 위한 목적이 되고, 국정 운영보다 정쟁을 앞세우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은 선택지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기득권에 찌든 자들이 생산하는 퇴락한 정치의 반복을 경험하고 있는 셈이다. 정치가 국가 발전과 국민이 처한 삶의 고통을 개선하기 위해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한 전쟁터로 변질되었다. 그로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제 한국정치가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 집권세력은 과거 민주화 유산에만 의존하는 습성에서 벗어나 미래 세대에게 권한과 역할을 넘겨야 한다. 국민의힘 또한 극단주의와 선을 긋고, 합리적 보수의 철학과 품격을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 양당 공히 능력과 정책으로 경쟁하는 정치 문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정치권이 스스로를 혁신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한계에 봉착한다. 새로운 인재가 들어올 수 있도록 지평을 넓히지 않으면 국민의 외면을 받는다. 여권의 86세대도, 야권의 일부 극단주의도 이제는 시대 앞에서 흘려보내야 할 고인 물에 불과하다. 모두 과거의 성공과 실패를 내려놓고 국민 앞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경쟁해야 한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상식이 통하고, 법과 원칙이 지켜지며, 미래를 준비하는 정치다. 어느 한쪽의 기득권 강화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고여서 악취나는 정치를 흘려보내는 데 있다. 우리 정치가 혁신의 자리로 돌아갈 때 비로소 국가는 앞으로 나아갈 동력을 얻게 된다. 오늘 우리 정치가 가장 먼저 회복해야 할 민주주의 원칙이라 하겠다.

* 필자 : 정성태(시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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