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트럼프 대통령과 마가 진영, 미국을 망치고 있다!

시와 칼럼 2025. 9. 19. 09:57

상호간의 신뢰와 존중은 인간 관계 형성과 발전에 있어서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일차원적 기본 요건이다. 국가적 영역 또한 그것이 무너지면 불신과 반목을 부른다. 특히 어느 일방에 의한 강탈적 횡포는 파국을 잉태할 수밖에 없다. 이는 동맹국 사이에 있어서도 예기치 않은 위기로 작동할 수 있다.

한국 기업들 합작으로 건설 중인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현장에서 발생한 한국인 엔지니어 체포 및 구금 사태로 인한 충격이 여전히 깊은 상처로 남아 있다. 특히 쇠사슬에 손목과 발목이 묶이는 영상은 우리 국민 모두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그에 따른 분노가 하늘에 맞닿을 지경이다.

한국인 엔지니어들은 모두 B1 비자 또는 전자여행허가(ESTA)를 소지한 상태였다. 미국 노동자들이 기술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을 수행하기 위한 필수 인력들이기도 했다. 그런데도 미국 당국은 무슨 테러리스트 집단 또는 갱단을 급습하는 듯했다. 헬기와 군용 차량 동원, 심지어 총기까지 겨눴다.

체포와 수감 과정에서 훤히 드러난 비인도적 행태 뿐만 아니라, 구금시설의 참담했던 상황까지 뒤늦게 알려지며 한국인들 공분은 더 깊게 자리한다. 그것은 동맹국 지위 차원을 넘어서는, 인권에 관한 근본적 문제 제기와 맞닿아 있다. 미국이 처한 너저분한 민낯인 것만 같아 씁쓸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인 기술진에 대한 모멸적인 체포 직후, 할 일을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며칠 후 말을 바꿨다. 한국인 엔지니어들이 미국에 남아서 미국 노동자들을 훈련시켜달라는 어처구니없는 부탁이었다. 사태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비자 개선책을 내놓기는 커녕, 그 어떠한 사과도 없었다.

그날 모멸적이고 공포스러운 일을 당했던 우리 엔지니어들 가운데는, 심각한 공황장애를 겪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미국의 첨단제조업 부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막대한 돈을 쏟아부은 우리 기업들 뿐만 아니라, 기술진 또한 미국에 대한 배신감과 불신의 벽이 상상을 초월할 듯싶다.

이런 상황에서 조지아주 서배너 경제개발청장인 '트립 톨리슨'은 현지 매체에서 “(한국인 기술진) 복귀는 매우 중요하다”며 “장비 설치와 배터리 셀 기술을 가르칠 수 있는 유일한 사람들”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일정에 맞춰 이른 시일 내에 복귀할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또한 본말전도다. 비자 문제 개선책과 함께 명확한 재발 방지책이 없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병주고 약주는 식의 한국인 기술진 잔류 요청과 별반 다르지 않다. 무엇보다 마음의 병을 얻었을 당사자들은 물론이고, 상처 입은 우리 국민들의 감정선도 해소돼야 할 과제다.

이번 사태는 트럼프 대통령을 축으로 하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의 단순함과 그로 인한 허약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관세 폭탄에 따른 동맹 균열 조짐, 무차별적 이민·고용 단속 등까지 겹쳤다. 종전을 호언장담했던 러시아·우크라니아 전쟁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내년 11월에는 미국 중간선거가 열린다. 마가 진영도 둘로 나뉜 채 갈등 양상이다. 이대로 공화당이 패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급격한 레임덕은 예정된 수순이다. 우리 기업들의 냉철한 분석과 치밀한 운신이 요구된다. 이재명 정권의 국론분열적 사특한 작태도 불살라야 할 패악이다.

* 필자 : 정성태(시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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