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세계가 들끓으며 한국을 가만 두지 않을 조짐이다!

시와 칼럼 2025. 9. 4. 19:42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가 넷플릭스 최고 흥행작으로 등극했다. 극장 개봉에서도 특별 상영만으로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그간 OTT 플랫폼 콘텐츠의 극장 상영에 부정적이던 북미 최대 극장 체인 AMC의 불참 때문에 상영관이 절반에 불과했다. 그런 가운데서 거둔 성과인지라 더욱 놀랍다.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거의 모든 국가에서 폭발적 인기에 휩싸인 '케데헌'은 케이팝 슈퍼스타 루미, 미라, 조이가 악령과 맞서는 액션 판타지다. 한국적 문화 요소들이 현대적 감각으로 잘 채색되며 몰입도를 높인다. 특히 10대 이하, 20대에서 더욱 그렇다. 심지어 수십회 반복 시청하는 경우도 있다. 중년층도 호응한다.

화면에서는 남산타워, 낙산공원, 북촌 한옥거리, 대중 사우나에서 수건을 사용한 양머리 모양, 김밥, 떡볶이, 설렁탕 등도 보인다. 또한 민화 호작도에 나타나는 까치와 호랑이도 등장한다. 임금의 용상 배경인 일월오봉도, 신윤복 작품인 쌍검대무, 저승사자와 선비 갓, 한복 장신구인 노리개, 무녀의 춤사위 등도 함께 어우러진다.

영화의 세계적 폭풍 인기 비결에는 케이팝도 쌍끌이로 작동하고 있다. 원작 삽입곡(OST)인 '골든'은 미국 빌보드 차트 '핫100'과 영국 오피셜 차트 '톱100' 모두 1위를 점령했다. 아울러 '소다팝(Soda Pop)', '유어 아이돌(Your Idol)', '하우 잇츠 던(How It's Done)'도 빌보드 차트 ‘핫 100’에서 10위 안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흥미롭게도 영화를 먼저 접한 후 OST 케이팝에 흠뻑 빠지거나 또는 노래를 먼저 듣고서 영화를 보게 되는 등 상호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세계를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그와 함께 영화 속 장소들을 탐방하는 외국인들의 서울 관광과 국립중앙박물관을 찾는 발길도 크게 증가했다. 관련 굿즈 상품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감독은 한국계 캐나다인 매기 강, 아내가 한국계인 크리스 아펠한스 공동이었다. 한국계 미국인 아그네스 리(Agnes J. Lee)는 어소시에이트 피디(Associate Producer)로 활약했다. 리더 루미역 성우엔 한국계 미국인 아덴 조(Arden Lim Cho)를 비롯해 주요 배역 대부분도 한국계 미국인들과 한국인들로 구성됐다.

헌트릭스 세 주인공의 노래를 부른 모두가 한국계 미국인이다. 루미 노래는 이재, 조이 노래는 레이 아미, 미라 노래는 오드리 루나가 가창했다. 특히 연예기획사 연습생 출신인 이재 작사 작곡의 골든은 방탄소년단(BTS) 이래 새로운 쾌거다. 가사에서 용기를 북돋는 동시에 고음을 처리하는 성량과 음색 공히 호소력을 더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여성 가수가 부른 K팝 사상 처음으로 미국과 영국의 싱글 차트 '톱 100'에서 1위를 석권했다는 사실이다. 아울러 팬덤 기반의 가수가 실제로 무대에 오르지 않은 채, 원작 애니메이션 영화 속 주인공을 바탕으로 가창한 노래가 스트리밍 시장 뿐만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그 열기가 계속되고 있으니 경이롭다.

* 필자 : 정성태(시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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