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우크라이나 참화와 젤렌스키... 결국 트럼프 뜻대로 간다!

시와 칼럼 2024. 11. 8. 09:05
728x90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취임 후 24시간 이내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공언해왔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됐다. 측근들 중에는 “우크라이나가 최소 20년 동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대가로 러시아 공격을 억제할 수 있는 지속적인 무기 공급”이 거론된다.

또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불허 및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 20%를 그대로 할양하고 전쟁을 끝내는 방안이다. 아울러 현재 전선인 1290㎞를 기준으로 국경 ‘동결’ 및 비무장지대를 설치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한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일방적인 양보로 여겨질 수 있다.

이는 ‘트럼프 2기’ 부통령 내정자인 JD밴스 상원의원이 이미 밝힌 바 있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배제, 비무장지대 설정 등의 종전 시나리오와 일치한다. 또한 트럼프 당선인 측은 “우리가 훈련 등 기타 지원을 할 수는 있지만, 총대는 유럽이 메야 할 것”, “우크라이나 평화를 지키기 위해 미국인을 보내거나 대가를 지불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한다.

이튿날인 7일(현지시간),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의 발언이 러시아 국영 타스 통신을 통해 타전된다. "전황은 우크라이나에 유리하지 않고 서방은 선택에 직면해 있다"며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하면서 우크라이나 인구를 파괴하든지, 아니면 현재의 현실을 깨닫고 협상을 시작할지 선택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같은 날 푸틴 대통령의 복심으로 알려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텔레그램을 통해 “트럼프 당선인은 군인들에게 돈 쓰기를 싫어한다”며 “러시아에 유용하고 우크라이나에는 나쁜 소식이 될 것”이라고 일갈했다. 물론 이는 푸틴 대통령의 지시에 의한 발언은 아닐 듯싶다. 하지만 향후 전개될 흐름을 예고하는 것만 같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우리는 누구와의 접촉도 거부한 적이 없다”며 “(러시아와 미국의) 관계를 단절한 것은 우리가 아니고, 관계 회복을 제안하는 부분도 우리에게 달린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일방적인 요구를 하지 않는 걸 전제로 “솔직한 대화를 나누려고 한다면 우리는 그럴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 또한 '푸틴과 트럼프 간 소통 여부에 대해 "트럼프는 취임식 전에 푸틴에게 전화하겠다고 말했다"며 "우리는 여기서 아직 더 할 말이 없다"고 언급했다. 푸틴과 트럼프 간 회담 가능성에는 "모든 회담 뒤에는 전문가 수준의 많은 작업이 이루어진다"며 "지금까지는 그런 작업이 없었으며, 너무 이르다"고 우회했다.

이는 공히 러시아 최고위급 인사들이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여기서 러시아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그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추진을 심각한 안보 위협으로 간주해왔다. 처절한 피해를 겪었던 2차대전의 악몽 때문일 것이다. 심지어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면 3차대전이 일어날 것이라며 미국과 유럽을 압박하기도 했다.

어쩌면 우크라이나가 중립국 지위를 선택했어야 타당했을 수 있다. 러시아와 나토 사이의 완충 지대로서 실익을 취하는 것이 훨씬 유리한 구도였다. 하지만 무슨 이유 때문인지 젤렌스키 대통령은 나토 가입 추진을 강행했다. 이제 그를 향한 엄청난 부패 혐의까지 제기되는 와중이다. 자칫 우크라이나 국토만 20% 가량 줄어들 위기에 처하게 됐다.

* 필자 : 정성태(시인/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