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며 국제 사회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트럼프 2기 시대 도래와 함께 미국의 대외 정책도 급변침을 맞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전쟁 중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사이에 가장 큰 변곡점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북한의 무기 지원과 파병이 러시아 입장에서는 전장 뿐만 아니라, 외교적 측면에서도 긍정적으로 작동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러시아에겐 전력을 강화할 수 있는 전략적 자원이 됐음이 분명하다. 향후 종전 협상에 있어서도 유리한 구도를 점하게 됐다.
그즈음 세계 대부분의 언론은 러시아를 악마화하는 듯한 보도를 쏟아내기에 급급했다. 한국도 그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반면 나토 확장에 따른 러시아의 현실적 안보 불안에 대해서는 대체로 침묵했다. 러시아가 불가피하게 북한과의 관계를 강화할 수밖에 없었던 측면이 상존했다.
그러한 북한의 군사적 지원이 러시아로서는 당장 맞닥뜨린 현실적 선택일 수밖에 없었을 듯싶다. 단기적으로 큰 도움이 됐을 것이다. 하지만 동북아 정세에 있어서 러시아가 한국의 입지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장기적 관점에서 훨씬 큰 손해가 따를 것임도 명확하다.
다행인 점은, 한국과의 소통도 놓아서는 안 된다는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입장이 거듭 확인됐다. 향후 한국과 러시아 관계를 어떻게 강화해야 할지도 남은 과제다. 비록 군사적 테이블로 나아가기엔 어려움이 많으나, 외교 및 경제 전반에 대한 개선 노력은 서로를 위해 요구되는 일이다.
아울러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대외적으로 견지한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을 뒤로 하고, 이제 러시아-우크라이나에 평화와 안정이 깃들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하지만 대선 기간 내내 트럼프가 예고했던 큰 폭의 관세 인상 등 미국의 신고립주의가 불러올 파장이다.
우선 중국으로서는 큰 부담이 될 듯싶다. 밀어내기식 수출도 더는 어렵게 될 것으로 여겨진다. 한국도 터무니없는 방위비 인상 문제가 걸려 있다. 미국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우리 기업들의 영업이익 감소도 우려된다. 여기서 최대 관건은 무엇보다 기술적 우위 확보와 서비스다.
트럼프 당선의 일등공신은, 바이든 행정부에서 지속된 고물가 등 경제적 측면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된다. 서민들이 겪는 생활고와 맞물려 '미국 우선주의'를 내건 트럼프에 대한 기대심리가 반영된 결과라 여긴다. 하지만 미국 일방주의로 치닫게 될 경우 그로인한 복병도 있을 듯싶다.
대폭적인 관세 인상은, 미국 중산층 및 서민들이 체감하고 있는 인플레이션을 오히려 악화시킬 개연성을 간과할 수 없다. 이의 역작용으로 중국 전자상거래 플렛폼도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판단된다. 그로인한 미국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소지 또한 다분하다.
더욱이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을 대놓고 '머니 머신'이라 부르며 방위비 분담금을 연간 100억 달러(약 14조 원)로 올리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현재 기준 10배 가량에 해당되는 천문학적 액수다. 동맹 관계를 협박의 대상으로 여기는 저열한 인식이 짙게 깔려 있다.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주한미군의 존재는 동북아에 있어서 미국 안보 및 영향력 확대와도 직결되는 사안이다. 한국 입장에서도 상호 이익을 위한 불가피성이 작용한다. 하지만 이제 그것이 절대적인 것만은 아니다. 주한미군 철수 또는 감축을 통한 예산 절감은 한국의 자주국방을 한층 강화할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다.
특히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 시나리오도 고려될 수 있다. 기술이 없어서가 아니라, 미국의 반대 때문에 갖지 못할 뿐이다. 한국은 미국과의 동맹을 중시하나, 그럼에도 미국의 터무니없는 요구에 응할 정도로 나약한 존재가 아니다. 도리어 반도체, 해군함정 등 미국이 한국에게 엎드려야 하는 상황이다.
무론하고 미국이 처한 딜레마를 외부적 요인에서 찾으려해서는 해법을 구하기 어렵다. 그 내부에 축적된 결손과 모순이 훨씬 크게 작용한다. 그럴진대 이웃의 재물을 빼앗아 자국 곳간을 채우려는 허망한 발상으로는 지금보다 더 쇠퇴하게 될 개연성이 농후하다. 트럼프 행정부가 자각할 수 있기를 충고한다.
* 필자 : 정성태(시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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