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의 시간은 불길 속 검불과 같고, 위임받은 기한이 지난 후에는 냉혹한 평가와 심판이 따른다. 그것의 예후를 알리는 것이 사회적 저변에 흐르는 민심이다. 이심전심 방향성을 띤 기류는, 상황에 따라 수습하기 어려운 거대한 용암으로 분출되기도 한다.
국가는 각기 특색 있는 악기가 상호 교감하며 화음을 이루는 거대한 오케스트라에 비견된다. 대통령은 그 집합에 철학적 생명이 깃든 절제된 조화를 부여하며, 구성원 모두를 최상의 선율로 이끄는 섬세한 지휘자와 같다. 성패를 향한 막중한 위치인 셈이다.
한국의 대통령 임기는 5년 단임제로, 국민의 직접 선거에 의해 선출된다. 대통령을 정점으로 권력이 집중돼 있는 까닭에 주변부 문고리 세력의 위세도 대단하다. 때문에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방향성, 소통능력은 더없이 중요하다. 도덕성 또한 높게 요구된다.
1948년 정부 수립과 함께 초대 이승만 대통령을 비롯한 여러 대통령이 국정을 이끌었다. 하지만 온전한 대통령에 비해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았다. 국외로 쫓겨난 상태로 여생을 마치거나 감옥에 가기도 했다. 심지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적인 사건도 있었다.
대통령 자리에 오르면, 권력을 쫓는 온갖 부나방들에 휩싸여 떠받침을 받게 된다. 그 때문에 자칫 사사로운 감정에 매몰돼 대의를 외면하는 순간 불행의 서곡이 된다. 더욱이 자신만의 아집과 편견에 빠져 듣고싶은 것만 들으려 한다면 수렁을 헤어나올 방도가 없다.
권력이 항구적일 것 같으나 실상 주어진 시간은 활활 타오르는 불길 속 검불과 같다. 인생이 유한하고 덧없는 것일진대, 하물며 권불5년은 더욱 그러할 듯싶다. 매사 이분법적 접근도 모자라, 완전히 꺾인 우회전 급가속 페달만 밟으려 한다면 간웅만 들끓게 될 뿐이다.
* 필자 : 정성태(시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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