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 감투 앞세운 부당한 군림없었나?

시와 칼럼 2024. 8. 13.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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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고 작은 불협화음과 논란을 낳으며 2024 파리 올림픽이 폐막됐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1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10개로 전체 메달 수 32개를 획득하며 종합순위 8위를 기록했다.

한국이 일군 금메달 13개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12년 런던 올림픽 때의 최다 기록과 동률이다. 메달 색깔과 관계없이 전체 갯수로 따지면 1988년 서울 올림픽의 33개(금 12, 은 10, 동 11)에 이어 두 번째다. 또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32개(금 13, 은 11, 동 8)의 메달을 따며 7위를 기록했을 때와는 같다.

1위는 미국이 차지했다. 중국과 금메달 40개로 동률이었으나, 미국이 은메달 수에서 44개로 중국의 27개보다 앞서며 종합 1위를 지켰다. 이로써 미국은 2012년 런던 대회부터 이번 파리 대회까지 4회 연속 하계 올림픽 1위를 기록하게 됐다. 전체 메달 수는 미국이 동메달 42개를 포함해 총 126개이며, 중국은 동메달 24를 포함해 총 91개다.

일본은 금메달 20개(은 12, 동 13)를 얻으며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레슬링에서만 금메달 8개를 쓸어 담으며 메달 쏠림 현상을 낳은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일본은 16개 종목에서 메달리스트를 배출하며 다양한 방면에서 두각을 보였다. 특히 구기 종목과 육상에서 우위를 점해나가는 양상이다.

그에 반해 한국은 11종목에서 메달을 얻는데 그쳤다. 더욱이 양궁, 사격, 펜싱에서만 금메달 10개를 합산했다. 이들 종목에 80% 가량이 몰려 있는 셈이다. 만일 '활-총-칼'에서 조금만 부진했다면 10위권 밖으로 쭉 밀릴 판이었다. 축구, 농구, 배구에서는 출전권조차 얻지 못했다.

옛 효자종목인 레슬링은 아예 무기력한 모습이었다. 그나마 유도(은 2, 동 3)가 희망을 갖게 했고, 복싱(동 1)도 작은 불씨를 되살렸다. 근대5종 여자부 성승민 선수 또한 동메달을 획득하며 아시아 여자 선수 최초로 올림픽 시상대에 오르는 쾌거를 이루며 체면을 세웠다.

이제 시대가 변했다. 애국심에 의존해 운동 선수들의 피땀을 취하려던 전체주의적 발상에서 탈피해야 한다. 배드민턴에서 금빛을 쏘아올린 안세영 선수 사례를 통해 알려지게 된 여러 문제점에 대한 개선책 마련이 절실하다. 정부 지원을 받는 예산 사용의 투명성과 정당성 또한 살펴져야 할 일이다.

우선 대한체육회의 획기적인 인식전환이 반드시 요구된다. 선수들 개개인이 자신이 지닌 기량을 더욱 높게 펼칠 수 있는 방안과 중장기적 관점의 선수 저변 확대와 발굴에 보다 많은 노력과 체계적인 발전 시스템 도입이 시급하고 긴요하다. 감투와 부당한 군림에 앞서 봉사와 헌신의 자세일 때 가능하리라 여긴다.

* 필자 : 정성태(시인 /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