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한동훈-홍준표, 엎어질 사람은 누가 될까?

시와 칼럼 2024. 4. 25.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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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세력이 총선에서 참패한 이후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홍준표 대구시장이 연신 내뿜는 파괴적 악담이 자멸을 재촉하려는 듯싶어 안쓰럽게 여겨질 정도다. 선거 기간에도 걸핏하면 자신이 속한 정당을 헐뜯기 일쑤였던 점에 비추어 보면 이젠 귓등으로도 들리지 않을 지경에 이르렀다.

홍 시장은 국민의힘에 소속된 원로 정치인이다. 아울러 대구광역시 행정을 총괄하는 막중한 책무를 맡고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최소한 그에 걸맞는 사리분별과 언행이 요구된다. 그런데도 허구헌날 말폭탄을 쏟아내며 그것으로 자신의 존재감 찾기에 나서는 듯싶어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절로 헛웃음을 터뜨리게 된다.

지난 4.10 총선에서 집권세력이 왜 참패하게 됐는가? 선거 기간 계속된 홍 시장의 무분별한 언사도 그 책임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야권의 타락상과 온갖 막말 등 국민적 혐오감이 상당했음에도 홍 시장의 돌출된 어깃장 때문에 상쇄된 측면도 간과할 수 없는 지점이다. 낯뜨겁게 여기며 자중자애할 수 있어야 한다.

기실 총선 정국에서 여권 전반에 대한 여론 흐름은 그리 우호적이지 않았다. 거의 모든 여론조사 지표가 그것을 향해 가리켰다. 국민의힘이 그나마 지역구와 비례대표 포함 108석을 얻으며 개헌과 탄핵 저지선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한동훈 전 위원장에 대한 신뢰에서 기인한다. 그가 최전방에 나섰기 때문에 최악의 결과는 막을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한동훈 전 위원장에게도 남겨진 과제가 있다. 부패하지 않은 강직한 검사 출신이라는 점은 우수한 정치적 자질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국가 운영 전반에 대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는 없는 일이다. 큰 맥락에서 정치철학이 정립되어야 하고, 국민 다수와 교감하고 호흡할 수 있는 컨텐츠도 갖춰져야 한다.

국가적 과제가 무엇인지, 국민의 삶을 어떻게 개선시킬 것인지, 정치판 생리도 꿰뚫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한층 넓고 깊은 사유와 공부가 요구된다. 이는 범죄자 잡는 검찰 시각과는 다른 차원이다. 그것은 권력을 향한 욕망의 승강기도 아닌 것이며 오롯이 시대와 역사에 대한 헌신의 길에 있음을 새겨야 할 일이다.

* 필자 : 정성태(시인 /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