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극우 포퓰리즘이 빚은 영남 자민련 참사!

시와 칼럼 2024. 4. 19.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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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자민련으로 전락된 국민의힘. 지난 21대 총선에 이어 22대에서도 그대로 재현됐다. 서울 부촌인 강남 3구와 경기도 분당 정도를 얻는 초라한 수준에 그쳤다. 그외 인천 일부와 경기도 농촌 지역 몇 곳을 차지한 형국이다. 수도권과 함께 여론 풍향계로 불리는 충청에서도 참패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사법 리스크와 도덕성 논란이 불거지며 야권에 딱히 유리한 선거 지형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결과는 야권 압승으로 끝났다. 반면 국민의힘은 고작 영남권 위주의 극명한 한계를 드러냈다. 야권의 타락상이 없었다면 여권은 100석도 어려웠을 수 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수도권 위기론 극복을 위한 철학적 방향성 재정립이 최우선 과제가 됐다. 화석화된 기존의 낡은 잣대로는 자칫 수도권 멸망론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보수를 참칭하고 있으나, 기실 파괴적 극우 포퓰리즘 형태로 나타나기 다반사다.

걸핏하면 종북 운운하거나 또는 빨갱이로 매도하는 수준 낮은 선동을 일삼는다. 이는 도리어 야권의 도덕성 부재에 면죄부를 부여하는 역작용으로 나타난다. 국민들 평균 의식은 날로 높아지는 가운데 있으며, 세계 도처에서 발생하는 일도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유럽은 차치하더라도, 보수성 강한 일본만 해도 한국의 보수참칭 세력에 비하면 보다 진일보한 양상을 띤다. 중국의 폐쇄적 정치 지형과 대구/경북당으로 전락한 집권세력이 오히려 상당부분 겹쳐 보인다. 자신들만 옳고 정당하다는 그릇된 오만함이 스스로 고립되는 것과 같은 유사성이다.

일제강점기 시절, 한반도와 인접국에 진출한 일본군을 상대로 독립운동을 펼쳤다. 그러한 환경적 불가피성은 도외시한 채 독립운동가들을 향해 빨갱이로 매도하는 빈곤한 역사성을 드러낸다. OECD 최악 수준의 노동시간에 시달리는데도 더 많은 시간 일해서 더 많은 돈을 벌라는 식이다.

집권세력이 시대착오적 접근 방식에서 시급히 벗어나지 않고서는 수도권에서 회복될 여지가 극히 낮다. 야권 후보의 막말 등이 불편한 탓에 차라리 무효표를 만들지언정 여당 후보에게는 표를 주기 어려운 심리가 강하게 형성돼 있다. 실사구시하는 실용적 자세를 갖춰야 하는 이유다.

* 필자 : 정성태(시인 /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