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막장 3류 적폐정치 청산할 선거제 개혁 절실!

시와 칼럼 2024. 4. 24. 07:12
728x90

한국정치가 3류를 벗지 못하는데는 충분한 이유가 있는 듯싶다. 현행 선거제에서 그 단초를 찾을 수 있다. 지역구 국회의원 254명을 선출하는 전국 모든 선거구에서 진행된 4.10 총선에서 유효 투표수를 기준할 때 더불어민주당 51.01%, 국민의힘 44.39%의 득표율을 보였다. 양당 격차는 6.62%p에 불과했다.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 가운데 절반 조금 넘게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선택했고, 그보다 다소 적은 수의 유권자는 국민의힘 후보에게 표를 준 셈이다. 하지만 당선자 수는 현격하게 달랐다. 더불어민주당에서 161석을 차지한 반면 국민의힘은 90석을 얻는데 그쳤다. 자그마치 71석이나 차이가 났다.

이를 수도권으로 좁히게 되면 더불어민주당은 53.62%로, 국민의힘이 얻은 44.38%보다 9.24%p 앞섰다. 그런데도 전체 122석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102석인 반면 국민의힘은 19석에 불과하다. 10p 미만의 득표율 차이가 의석수에서는 무려 5배 넘는 결과로 나타났다. 나머지 1석은 개혁신당에서 얻었다.

충청권인 대전·세종·충남·충북  지역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은 50.07%로, 국민의힘 득표율 45.79%에 비해 불과 4.28%p 더 얻은 정도다. 그러나 이 또한 전체 28석 가운데 21석을 더불어민주당이 차지한데 반해 국민의힘은 6석밖에 얻지 못했다. 나머지 1석은 새로운미래로 돌아갔다.

여기서 세종(갑) 선거구에 공천됐던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부동산 갭투기 등이 논란을 빚으며 공천이 취소된 점이다. 그 때문에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없는 가운데 치러진 선거에서 새로운미래 김종민 후보 당선으로 이어졌다. 만일 그러한 변수가 아니었다면 더불어민주당의 충청권 득표율은 보다 높을 수 있다.

세종(갑) 경우를 통해서 보듯, 정치는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운이 7할인 반면 기술은 3할이란 뜻이다. 이는 경기도 화성(을) 선거구의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를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둘러싼 부동산 갭투기 의혹 등이 연신 제기되며 선거 초반 열세를 뒤집고 극적으로 당선된 점이다.

이제라도 선거제를 합리적으로 개혁할 필요성이 높다. 영남, 호남을 기반한 양당의 적대적 공생관계에서 탈피하지 못하면 한국정치 후진성은 앞으로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견된다. 선거제 개혁을 통해 군소정당들도 지역구 당선자를 낼 수 있는 방안이 긴요하다. 국회 교섭단체 구성요건인 20석 이상의 군소정당 2~3개 정도는 절실하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지역구 후보 가운데 낙선자를 대상한 권역별 석패율제 적용이다. 아울러 비례대표 의석 배분도 권역별로 지역구 후보가 얻은 득표율과 연동하는 방안이다. 이를 통한 기만적 형태의 위성정당 논란도 차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투표에 따른 번잡함과 선거비용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사표심리도 많은 점에서 사라질 수 있다. 아울러 개별 의원이 보다 소신을 갖고 의정활동에 임할 수 있으리라 여긴다. 또한 극단적 편가르기 정치 행태에서 한층 성숙한 합의제 정치로 이행될 개연성도 훨씬 높다. 집권세력도 그렇거니와 특히 거대 공룡인 더불어민주당의 전향적 자세가 요구되는 지점이다.

* 필자 : 정성태(시인 /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