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꿈의 에너지원 인공태양... 2050년 상용화되나?

시와 칼럼 2024. 3. 2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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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국가가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원자력 발전을 가동한다. 이때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플루토늄과 우라늄은 핵분열을 통해 에너지를 발생시킨다. 문제는 방사능유출 사고에 따른 재앙적 환경오염과 끔찍한 인명피해 등 불안 요인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핵폐기물 처리 또한 골칫거리다.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그 서막에 불과하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발생한 수소폭발과 가동 중인 원자로 핵분열로 인한 다량의 방사능 물질이 유출됐다. 그에 따른 토양 및 해양오염과 함께 숱한 사람의 희생이 뒤따랐다. 해당 원전의 완전한 폐로까지 수십년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원자력발전 이전에는 수력발전을 통한 에너지 공급이 이뤄졌다. 하지만 대규모 댐을 짓는데 한계가 따른다.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도 사용되고 있으나, 대기오염 등의 문제를 야기한다. 그 때문에 풍력과 태양광을 이용하는 추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이 또한 산림훼손과 토양오염을 비롯한 한계로 지적된다.

반면 인공태양은 우리 주위에 무한정 분포된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원유 수입 의존도를 크게 낮출 수 있다. 탄소 발생도 없어서 청정 에너지원으로 기대를 모은다. 무엇보다 원자력발전의 핵폭발 반응 방식이 아닌 핵융합이기 때문에 안전하다. 그야말로 인류의 마지막 대안, 꿈의 에너지로 불리는 이유다.

핵융합에 필요한 중수소는 바닷물 30리터 속에 1g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원전 대비 약 4배의 에너지원이며, 석탄 12톤에 해당하는 열량이라고 한다. 사실상 에너지 자원의 고갈 염려가 없는 셈이다. 관건은 섭씨 1억도 이상 온도에서 인공태양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기술 확보다.

마침내 국내 연구진이 1억도 초고온 플라스마 운전모드를 48초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세계 최고 기록으로, 2018년 첫 1억도 달성 이후 신기록이다. 연구진은 "2026년까지 300초 달성을 위한 인공지능 기반의 실시간 피드백 제어 기술 확보 등 관련 연구 및 장치 성능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300초를 달성한다는 것은 핵융합 발전소에 적용할 플라스마 기술이 실험실 검증을 마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2030년대 중반 실증로를 거쳐 2050년대 상용 핵융합 발전소가 운영될 것”이라고 제시했다. 윤석열 정부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핵융합 실증로 건설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KSTAR(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 연구본부의 독자기술로 초고온 플라즈마 실험에서 연거푸 세계 기록을 세웠다는 점에서 매우 높게 평가된다. 국내 연구진의 선도적 연구 성과를 통해 꿈의 에너지 상용화에 성큼 다가선 설렘을 감추기 어렵다. 한글 창제 이후 가장 위대한 업적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필자 : 정성태(시인 /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