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영남-호남 거센 물갈이 여론, 불판 갈아야 타지 않는다!

시와 칼럼 2024. 2. 1.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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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를 왜 하는 것이며 그 본령은 무엇일까? 사적 치장 혹은 권세를 누리려는 욕망은 아닐 듯싶다. 국가를 부강하게 만들고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일임에 대체로 동의할 듯싶다. 이를 위한 선한 의지와 실천적 자기 헌신이 수반돼야 하는 공적 영역임에 분명하다. 권한이 크게 주어진만큼 도덕성 또한 매우 높게 요구된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날짜가 가까워지고 있다. 당선된 이후 임기 4년의 의정 활동 여하에 따라 그 가치는 시대와 역사를 바꾸는 무게를 지니기도 한다. 개별 의원이 곧 입법기관의 역할을 수행하는 까닭이다. 때문에 국가와 국민을 위한 헌신 외에 사적 이득은 철저히 멀리해야 하는 높은 도덕적 책무도 부여된다.

호남과 영남을 기반으로 하는 양당 체제가 공고화된 정치 풍토에서 다당제 안착은 녹록한 일이 아니다. 선거제를 획기적으로 바꾸지 않고서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이번 총선 또한 그리 전개될 것으로 관측된다. 극심한 양상의 지역주의 완화와 다당제 실현 통한 생산적 국회를 위해서는 선거제 개혁이 시급하고 긴요하다.

영남은 국민의힘, 호남은 더불어민주당으로 등식화된 두 지역 공히 자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으로 직결되는 현실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다보니 선거철 공천장에만 혈안이 된 채 당선 이후에는 존재감없이 권력만 누리다 종친다. 호남과 영남 모두 현역 국회의원에 대한 물갈이 여론이 높은 것도 그와 무관치 않을 듯싶다.

이를 의식한 때문인지 국민의힘은 영남권 현역들 교체 비율이 높을 것으로 알려진다. 민주당 또한 재지지도 비율이 낮은 호남권 현역들을 솎아낼 방침인 듯싶다. 후보적합도 조사에서 1위를 했을지라도 교체해야 된다는 지수율이 높으면 공천 탈락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양당 모두 텃밭에 대한 객토작업에 나선 셈이다.

국민의힘은 현역 국회의원 7명 가량이 컷오프 대상인 것으로 회자된다. 설혹 이에 해당되지 않더라도, 현역 의원 중심으로 최대 35%를 감산해 적용되는 경우도 적잖은 상태라고 한다. 민주당도 하위 20% 해당자만 감점할 예정이었으나, 현역이 감점을 받아도 시도의원 등을 동원한 경선 자체가 무의미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인 듯싶다.

우선 양당이 시스템 공천 통해 부적격 현역들을 배제할 수 있는 요건을 높였다는 점에서 환영할 일로 평가된다. 이른바 개혁공천 일환으로 국민적 시선을 반영한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국회 생산성 향상은 물론이고 도덕성 측면에서도 바람직하게 여겨진다. 그간의 4류 정치에서 벗어나 2류는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게 된다.

이런 가운데 전국 꼴찌 경제 성적표인 전북 민심은 현역 국회의원에 대한 불만이 격앙 상태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세계잼버리대회 파행 이후 더욱 뚜렷한 양상이다. 국제적 망신을 자초하기까지 도대체 어디서 무엇을 했기에 그 지경이 되도록 방관했느냐는 하소연이다. 얼굴 들기 부끄러울 지경이라고 한다.

혹여 구린게 많은 현역 국회의원이 있다면, 차제에 용퇴를 결단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기 검열에 나서야 한다. 국가와 민생을 돌보고 또 지역 발전을 위해 무슨 역할을 했었는지 냉철한 잣대로 돌아볼 일이다. 소양과 인성 측면에 있어서도 과연 입법 활동에 나설 자격을 갖추고 있는지 의문이 앞서는 경우도 있는 까닭이다.

* 필자 : 정성태(시인 /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