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스스로 올무에 걸린 이준석, 청년층도 공분할 노릇!

시와 칼럼 2024. 1. 23.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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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노인 빈곤률은 지난해 OECD 회원국 평균인 14.1%에 비해 무려 3배 가량 높은 40.4%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노령층 보유의 주택, 농지 등과 같은 자산 비율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때문으로 지적한다. 그러면서 처분가능소득을 기준하게 되면 2011년 이후 감소 추세라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도 있다. 만일 주택과 농지를 보유한 노령층이 주택연금과 농지연금에 가입한다면, 소득 빈곤율은 현재보다 10%p 이상 낮아진다는 내용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OECD 국가 평균보다 2배 이상 높은 노인 빈곤률에 시달리게 된다.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이탈 세력인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 폐지 공약을 발표했다. 지하철 적자 발생을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지하철은 노인 이용객 승차여부와 무관하게 정해진 배차 시간에 따라 일정한 궤도 위를 운행하는 만큼, 고정비용 상승과는 거리가 멀다.

특히 지하철 이용 노령층 대부분은 경제적 취약 계층이다. 수입이 끊겼거나 또는 적은 돈벌이라도 해야 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노령층 취업자 증가 추세는 한국의 노인 빈곤율 실태를 여실히 웅변한다. 이런 상태에서 최소한의 노인 이동권마저 억압하겠다니 우울할 따름이다.

이준석 대표는 줄곧 개혁보수를 자처해 왔다. 하지만 지난 대선 무렵에는 '이대남'과 '이대녀'로 갈라치기 하더니, 이번 총선에서는 '청년층'과 '노년층'으로 나누는 것만 같아 깊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혹여 노령층을 억압해 젊은층 표심을 얻겠다는 발상이라면 패륜적 행태에 다름 아니다.

무릇 정치는 그때그때 잔머리 굴리는 얄팍함이 아니다. 국가의 오늘과 내일을 조망할 줄 아는 사유와 철학이 담겨 있어야 한다. 보다 풍요롭고 발전된 세상을 향한 책임 있는 걸음인 것이다. 복지예산 총액 통한 경제적 약자의 실질적 복지정책 확대에 지혜를 모을 수 있어야 한다.

노령층의 지하철 무임 승차는 건강보험 재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노령층 활동량 증가를 유인하게 됨으로써 신체 및 정신건강에 유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돈으로 환산할 경우, 그 가치도 막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음식점 등 자영업자들 매출에도 소소하게 기여할 수 있다.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 어쩌면 죽음을 향한 여정일 수 있다. 어렸을 때와 늙었을 때 공히 누군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구간이다. 바로 그 지점에 정치가 있다. 그것을 제도적 배려를 통해 정립해야 할 책무가 따른다. 이는 선진 국가의 모습이기도 하다. 이준석 대표가 깨달을 수 있어야 한다.

* 필자 : 정성태(시인 /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