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윤석열 정부 주택정책, 기대와 우려 교차한다!

시와 칼럼 2024. 1. 12.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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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 문제는 인간 생활의 세 가지 기본 요소인 '의식주' 가운데 한 축이다. 한국은 급속한 경제 성장과 함께 먹고 입는 데 따른 애로사항은 거의 사라진지 오래다. 반면 도시 집중화에 따른 주거 불안정은 악화되어 있다. 특히 서울지역 주택 보급율은 100% 이하로, 이는 1인 가구 증가세와 맞물려 심화되는 양상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연초 국민과 함께 하는 민생 토론회를 통해 “재건축·재개발 관련 규제를 확 풀어버리겠다”고 밝혔다. 주택 공급 측면에서 준공 30년 넘은 노후 주택은 안전진단 없이도 재건축에 착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사업 진입에 따른 벽을 낮춤으로서 착공 기간도 3년 가량 단축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하지만 서울의 경우에는 택지 확보에 따른 어려움이 따른다. 그런지라 오래된 빌라, 아파트, 다세대주택 밀집지 등에 대한 재건축·재개발은 도심에 주택 공급을 늘릴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 주택공급 기반 마련은 물론이고, 무주택자들 주거안정과 도시미관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규제완화가 자칫 투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아울러 재건축 사업이 도심 곳곳에서 동시에 집중되다 보면, 다량의 주택 멸실에 따른 이주대책 및 전세시장 불안도 야기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주택 물량 확대와 건설사들 연쇄 부도를 막을 방안이 될 수는 있을 것이나 부작용도 고려돼야 할 점이다.

특히 다주택자들에게 더 많은 주택을 매입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점은 불안 요인이다.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집값이 널뛰기한 분명한 원인이 있다. 다주택자들이 임대사업자로 둔갑하면 세금 감면 혜택을 줬다. 그런 이후 주택 매입 광풍이 일며, 심지어 청년층의 갭투자까지 성행하는 사태를 초래하고 말았다.

인간은 대체로 자가주택 소유에 대한 욕구가 높다. 한국은 유독 심한 경우에 해당된다. 따라서 이를 충족시켜야 하는데, 주택 다량 보유자가 더 많은 주택을 매입하도록 하는 것은 무주택자들의 내집 마련에 역행될 수 있다. 실수요자가 주택을 매입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줘야 하는데, 도리어 그것을 저해할 수 있겠기에 그렇다.

정부 방침 가운데 올해와 내년 준공되는 전용면적 60㎡ 이하의 수도권 6억원, 지방 3억원 이하 주거용 오피스텔과 빌라 등은 다주택 중과 기준에서 제외된다. 정부의 수요 진작 고충 때문인 듯싶다. 또한 도심에 신속한 주택공급 및 소형 주택 활성화 대책 등도 긍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실수요자와는 별개다.

그런지라 저렴한 임대 아파트 비율을 높여 무주택자들 주거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 그것을 통해 자신의 형편에 맞는 주택을 장래에 매입할 수 있도록 주거 사다리를 놓아 주는 방안이다. 혹여 정부 정책이 건설사와 다주택자들은 좋은 반면, 무주택자들의 내집에 대한 꿈은 앗아가는 것이 아닌지 들여다 볼 일이다.

* 필자 : 정성태(시인 /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