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신원식 국방부장관 입심 자랑, 국가 위기 사태 초래할 수 있다!

시와 칼럼 2024. 1. 8.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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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발전이 정체되거나 몰락하는 가장 큰 요인은 정치 권력의 부패와 무능에 있다. 아울러 국민을 자본의 도구로만 인식하는데 따른 심각한 자산 불균형도 사회적 공동체를 허무는 흉기다. 그것이 극히 가난했던 시절의 대중에게는 당장의 굶주림을 면하기 위해 견디어 낼 수 있는 일이 되기도 했다.

한국의 개발독재 모델은 지난 시절 최악의 가난으로부터 탈피하게 만든 측면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진행형인 권력형 비리는 정치 불신을 초래하고 있는 근본 원인이다. 아울러 날로 악화 일로에 처한 양극화 문제는 심각한 사회적 반목과 갈등으로 작동된다. 저출산 문제도 이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급기야 '삼포세대'라는 자조적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산업화 시대에 비해 학력 수준은 매우 높아졌으나, 그것을 수용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하다. 주거, 보육 등 복지 시스템 미흡과 출산에 따른 경력 단절 및 사교육비 부담도 빼놓을 수 없다.

그에 더해 취업과 주택 마련을 포기한 '오포세대'가 회자된다. 심지어 인간관계 단절, 미래에 대한 희망까지 모두 포기한 채 하루하루 살아가는 '칠포세대'로 확장되는 추세다. 이는 국가적 능률 저하와 함께 사회적 불안 요인으로 잠복돼 있다. 국민 사이를 보이지 않게 가르는 첨예한 대치 전선이 형성된 셈이다.

무엇보다 정치권 인식이 획기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대기업들은 이미 세계화되어 있다. 국가의 불필요한 간섭만 없으면 스스로 알아서 잘한다. 다만 갑질 횡포 등은 엄격히 규율할 문제다. 그런 가운데 세계 1등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강소기업 육성에 역량을 치중해야 한다. 거기서 양질의 일자리도 훨씬 많이 창출된다.

그와 함께 복지 확충이다. 이를 선심성 낭비로 여기면 해법은 없다. 국가의 미래를 위한 투자로 인식할 때 저출산 문제도 해결 가능하다. 북유럽 국가들 복지 시스템은 삶의 만족도에 있어서 으뜸이다. 룩셈부르크 같은 경우에는 지하철, 버스 이용이 무료다. 그런데도 1인당 국민 소득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기업인들의 적극적인 투자와 왕성한 활동을 유도하고 장려해야 할 일임은 상식이다. 올바른 기업인 1명이 국회의원 100명보다 더 가치 있을 수 있다. 그런 반면 부정하게 유통되는 자본은 도리어 위험하다. 여기서 타락한 정치 권력이 자본의 양면성 가운데 나쁜 쪽으로 영합하게 되면 국가적으로 재앙을 불러 온다.

로마제국의 멸망도 지배 계층의 끝없는 타락에 있다. 국가 재화를 권력자들 빗나간 욕망을 채우는데 탕진함으로서 시민들의 근로 의욕을 꺾었다. 종래엔 삶에 대한 가치관마저 전도시키고 말았다. 물론 서로마 혼란기의 연이은 전쟁, 훈족의 대이동에 따른 게르만족의 밀어내기식 이주가 패망의 가시적 형태로 나타난다.

베네수엘라 몰락도 결국 정치 권력의 부패와 무능으로 귀결된다. 또한 석유자원에만 지나치게 의존한 채 산업 다각화를 이루지 못했으며, 무분별한 국유화와 규제 위주 정책은 경제 활력을 저해했다. 심지어 외국 기업들에 대한 무차별적 몰수 사태와 걷잡기 어려운 인플레이션까지 겹치며 빈국으로 전락되고 말았다.

한국 정치는 극단적 편가르기 싸움에 몰입한 채 난장이다. 신원식 국방부장관의 대단히 거칠고 무책임한 발언도 세간의 도마 위에 놓여져 있다. 도리어 남북 사이의 돌출적 위기를 키운다는 지적이 높다. 내실은 강해야겠으나, 외형은 유연할 수 있어야 한다. 매사 입술이 화를 재촉할 수 있는 까닭이다.

특히 신 장관은 앞뒤 분별없이 자신의 생각을 마구 쏟아내도 크게 문제되지 않을 수 있는 개인 유튜버가 아니다. 그는 명색이 대한민국 국방부장관 신분이다. 설혹 전략적 발언이었다고 가정할지라도, 하지만 그것은 애초 구사하지 아니한 것보다 못한 실착이다. 독도 영유권 분쟁 발언도 그 연장선에 있다.

그래서는 얻을 수 있는 게 없다. 남북 양측의 민망한 입심 자랑과 적개심 끌어 올리기 그리고 박격포 쏘아대기와 공포심 조장만 남는다. 그러다 자칫 서울과 평양을 향해 연거푸 미사일이 불을 뿜는 사태로 번질 수도 있다. 무릇 햇볕은 소리없이 얼음을 녹이나, 한파는 요란스럽게 얼음장만 쌓는 것임을 깨달을 수 있어야 한다.

* 필자 : 정성태(시인 /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