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뉴스]

악마의 유혹... 단체대화방, 카페 등 투자사기 곡소리

시와 칼럼 2023. 12. 13.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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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텔레그램 등 단체대화방 또는 포털 카페를 통한 사기행각이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다. 피해 유형도 주식투자, 가상화폐, 금과 석유 같은 선물투자, 불법게임 등 제각각이다. 그로 인한 피해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피해규모도 가히 살인적이다.

이들 사기 일당의 수법을 보면, 매주 로또복권 1~2등 당첨번호 무료 제공 또는 고수익 투자 보장 등의 스팸 문자를 불특정 다수에게 보내 사람들을 끌어모았다. 그런 후 범죄 목적의 단체대화방 또는 카페 등으로 유인해 사기극을 벌인 것으로 나타난다.

그렇게 무작위로 모은 사람들을 상대로 바람잡이들이 투자 자문 행세를 한다. 또한 조작된 투자 성공사례와 수익 등을 홍보하며, 당일 고수익 보장을 미끼로 투자금 입금을 독려한다. 이후 고수익이 발생한 것처럼 허위로 만든 자료를 보여주는 등 사기 행각을 일삼았다.

심지어 가상자산 관련 가짜 사이트를 만들어 현혹하는 사례도 있다. 그곳에 투자한 사람이 조작된 수익을 믿고서 인출을 원할 경우에는 세금과 수수료 명목으로 추가 입금을 요구한 뒤 편취하기도 했다. 치밀한 계획 하에 조직적으로 범행이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최근 서울경찰청은 투자리딩 사기조직 49명을 검거해 모두 검찰로 송치했다. 253명의 피해자와 151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제주경찰청도 투자리딩 사기 일당 38명을 검거해 검찰에 넘겼다. 5500명의 피해자에게서 1014억 원을 뜯어낸 혐의다.

이 외에도 게임 사기가 있다. 스팸 문자 등을 통해 알게 된 온라인 접촉자들을 카카오톡 비밀방으로 안내했다. 이후 일명 사다리게임, 파워볼 등의 불법 게임 사이트로 한 사람씩 유인한 후 일종의 가스라이팅을 일삼으며 수차례에 거쳐 금품을 편취했다.

처음에는 소액의 이익을 내도록 만든 후, 그 가운데 일부를 실제 인출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피해자가 믿게 되면 몫돈 베팅으로 3~4배의 고수익을 낼 수 있다고 현혹했다. 바람잡이들은 조작된 수익을 단톡방 다른 사람들에게 홍보하며 참여를 유도하기도 했다.

여기서 카카오톡 비밀 단톡방은 일대일 메시지 대화가 불가능한 구조다. 때문에 피해자가 동일 대화방에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도 달리 방법이 없다. 그러다 전체 대화방에 피해 사실을 게시하면 방장이 곧장 해당 글을 삭제한 후 강퇴시켰다.

이들은 로또당첨번호 무료 제공을 미끼로 단톡방 인원이 나가지 않도록 했다. 또한 게임 코칭을 홍보하는 등 관심을 유도했다. 바람잡이들은 4배 수익을 올렸다는 조작된 인증사진을 자랑하며 게임 사이트로 가게 될 사람을 거론하는 등 분위기를 띄웠다.

하지만 게임 사이트에 갔던 사람은 모두 돈을 털리고 말았다. 더욱이 사기 일당은 피해자의 닉네임을 도용해 단톡방에 입장한 후 경험담을 늘어놓으며 지속해 사람들을 꼬드겼다. 원금 심리를 악용한 사기 일당에게 10억 원 가까운 피해를 입은 경우도 있다.

3~4차례에 거쳐 고액 피해를 당한 사람들은 1차 피해에 그친 1~2천만 원 피해자들을 부러워하는 지경이다. 각종 대출로 3~4차까지 가스라이팅 당하고 나면 하루하루가 지옥같다고 한다. 그야말로 "영혼까지 털렸다"며 울분을 토로한다.

또 다른 문제는 이들에게 피해를 당하고도 불법 게임이기 때문에 처벌 받을 것이 두려워 신고 조차 꺼리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다. 피해자가 대부분 서민일 뿐만 아니라, 피해액도 상당한 규모여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는 사안이다.

더욱이 이를 카카오 측에 신고해도 무응답일 뿐만 아니라, 아무런 단속도 없다는 점이다. 또한 네이버 카페 등에 피해 사실을 알리려 글을 올리면 사기 일당이 명예훼손으로 신고하고, 네이버 측은 아무 파악도 하지 않은 채 게시물을 중단하니 피해자들이 속출하는 와중이다.

규제없이 무분별하게 이루어지는 SNS 투자 사기 피해자들은 평생 번 돈은 물론이고, 대출금까지 죽도록 갚아야 하는 희망없는 삶을 살아야 하는 고통스러운 현실이다. 그렇듯 무방비 환경에서 국민 스스로가 조심하라며 방치하는 건 무책임한 행정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투자리딩 사기와 게임 사기 등도 일단의 세력이 조직적으로 범행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범죄자들을 체포해도 중간에서 조직원들에게 나눠주는 몫이나 자금세탁을 위한 불법 환전 등으로 상당한 비율의 돈이 줄어들어 있어서 원금 회수도 사실상 어렵다.

그러한 배분 방식으로 인해 총책에게 흘러간 돈은 절반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해외 도피 생활을 하며 대부분의 돈을 탕진하거나 추적이 불가능하도록 빼돌린 상태이기 때문에 향후 붙잡아도 피해금액 회수는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상태가 된다.

따라서 예방이 최선의 방책이다. 우선 국가가 적극 나서 이러한 피해 유형을 알려야 할 뿐만 아니라 범죄자 체포도 보다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 아울러 개인의 사행심 자제와 함께 SNS 및 포털 등의 자구 노력도 필히 요구되는 일이라 여긴다.

* 필자 : 정성태(시인 /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