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뉴스]

이재명 대표 지도력 이중 악재... 김두관 의원 "신뢰 무너질까 걱정"

시와 칼럼 2023. 12. 7.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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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사법 리스크에 이어 또 다른 지도력 위기에 봉착하게 됐다. 내년 4월 총선에서 비례대표 47석 향배가 걸린 선거제 개편을 둘러싼 파열음이 거듭되고 있어서다. 당 지도부는 이와 관련, 병립형 회귀, 권역별 비례제, 연합 위성정당 등을 놓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병립형은 각 정당의 전국 득표율에 따라 비례 의석을 그대로 배분하는 방식이다. 그에 반해 지난 21대 총선에서 처음 도입된 준연동형은 전국 지역구 의석이 정당 득표율보다 적을 때, 그 부족분을 비례대표 50% 내에서 배분한다. 선거에서 나타난 정당 득표율을 일정 부분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그렇듯 준연동형 비례 방식은 각 정당이 얻은 표의 비례성 확대라고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군소정당들 원내진입 기회를 보다 용이롭게 보장하고 다당제를 실현하겠다는 취지가 깔려 있다. 하지만 지난 총선에서 거대 양당이 위성정당을 급조하는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했다.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은 선거일을 열흘 가량 남겨둔 시점에서 연동형 및 권역별 비례대표제 등이 포함된 '국민통합 정치개혁안'을 당론으로 채택한 바 있다. 당시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대표는 "말이 아닌 실천으로 보여드리겠다"고 호언장담하기도 했다. 문제는 약속의 이행 여부에 관한 논란이다.

이재명 대표는 자신의 유튜브 방송을 통해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 있겠나"라며 사실상 병립형 회귀를 시사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도 어느 라디오 방송에서 "모든 약속을 다 지켜야 되느냐"면서 "어떠한 형태든 연합 비례정당을 만들 필요성은 있다"는 말로 지원사격에 나서기도 했다.

지도부의 말바꾸기에 대해 급기야 민주당 의원 75명이 현행 준연동형 유지와 위성정당 방지법 당론 채택을 요구하는 집단 움직임에 나섰다. 이는 친명, 비명 구분없이 표출되는 와중이다. 특히 비주류 모임인 '원칙과 상식'은 병립형 회귀에 대해 '선거 야합'이라고 비난했다.

김두관 의원(경남 양산乙)도 "'이재명은 합니다'라던 그 이재명은 어디로 간 것인가"라며 “위성정당 문제는 이재명 대표가 대선후보 시절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한 사안”임을 환기했다. 그와 함께 "당장의 유불리만을 따져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러면서 “위성정당을 만든다면 우리가 어떻게 국민들께 표를 달라고 하며, 앞으로 우리가 하는 공약을 어떻게 믿어달라고 하겠냐”며 “국회 다수 의석인 민주당이 약속대로 결단하고 실천할 문제”라고 역설했다. 친명계로 불리는 김 의원이 선거제에 관한 자신의 소신을 천명한 셈이다.

김 의원은 또 "정치개혁 약속을 어긴다면 당의 운명은 통합이 아니라 분열이 될 것"이라며 "이 대표께서 통합이 아닌 분열의 길을 가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고 아울렀다. 이어 "우리는 대중과의 약속 지킴에 무뎌져 있다"며 "어찌보면 그것이 지난 대선 패배의 결정적 요인이기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덧붙여 "약속을 못 지킬 수 있다"라며 "하지만 약속에도 무게의 다름이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퇴행이라는 비판을 감수하고도 병립형의 길을 간다면 그 후과는 민주당 모두가 안아야 할 역사의 책임으로 다가올 것"인데 "오랜 세월 민주당을 사랑한 분들의 신뢰가 무너질까 제일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 필자 : 정성태(시인 /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