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국민의힘, 내년 총선 100석 우려 현실로 드러날까?

시와 칼럼 2023. 12. 9.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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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전 총리가 내년 민주당 총선 판세와 관련, 과반 또는 180석을 전망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지난 서울 강서구청장 재보궐선거 참패에서 나타났듯, 수도권 선거에서 크게 열세에 놓여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대로 가면 100석이 현실화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전체를 당혹스럽게 하는 소식이 타전된다. 22대 총선 판세를 자체 분석한 결과, 서울 49석 가운데 우세 지역구가 고작 6곳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른바 ‘강남 3구’로 불리는 강남·서초·송파 등에 국한돼 있다.

여권 텃밭으로 알려진 이들 지역 외에 ‘경합 우세’로 분류되는 곳은 강동갑, 동작을, 마포갑 정도에 그치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른 지역은 ‘열세’와 ‘경합 열세’다. 인천과 경기도 지역도 서울과 비슷한 양상일 것으로 관측된다.

이러한 위기감은 수도권 선거에 나서려던 후보들을 통해 보다 확연해진다. 일부가 출마를 포기할 조짐마저 보이고 있어서다. 그런데도 지도부의 안이한 현실 인식은 여전하다. 당대표, 원내대표, 사무총장 모두 영남이기 때문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온다.

여기에는 분명한 연유가 있을 듯싶다. 윤 정부의 지나친 미국 맹신과 일방 외교를 꼬집지 않을 수 있다. 엑스포 유치전 참패의 결정적 요인이기도 하다. 물론 한미동맹은 불가피한 우리 현실의 반영이다. 그렇다고 맹목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다.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배상 문제도 맥락을 함께 한다. 우리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된 상태고, 더욱이 국민적 자존감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그런데도 윤 대통령 독단으로 모든 것을 무위로 돌렸으니, 국민 감정이 편치 않을 것임은 당연지사다. 매우 굴욕적인 것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국내와 관련해서도 수구적 관점의 이념 정치에 매몰된 측면이 강하다. 윤 대통령의 국정 기조에 회의적 입장을 보이는 60% 안팎의 국민을 향해 공산전체주의, 반국가세력으로 몰아세웠다.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논란도 동일 선상에서 이해되고 있다.

남북문제도 지적된다. 철통 안보 태세와 군사력 강화는 중요한 일이라 여긴다. 하지만 북한을 불필요하게 자극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평화는 더욱 멀어지고 전쟁 공포만 남게 된다. 이는 남북 공히 소모적 대결로 치닫고 있음이 숨길 수 없는 현실이다.

집권 초반부터 이러한 일련의 전조 증상이 뚜렷했다. 일본군 위안부를 창녀라고 매도했던 어떤 사람이 대통령실 비서관으로 발탁될 때 우려스럽게 예견되기도 했다. 주요 보직 인선에 있어서도 극우성이 농후하거나 또는 심각한 결함을 지닌 경우가 다수였다.

이것이 윤 정부에 대한 국민 일반의 대체적 시각일 듯싶다. 더욱이 그러한 책임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사람 가운데 일부가 여전히 현직에 있거나 총선에 나서려 한다는 점이다. 도대체 무슨 염치로 유권자들에게 표를 달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 앞선다.

집권세력에 대한 실망감이 누적된 탓에,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도 그리 간단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조속한 시일 내에 대전략 수립에 나서야 한다. 이대로 대책없이 머물게 되면 ‘영남 자민련’으로 전락되는 수순만 남는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30%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현재 여당 지도부 간판으로 수도권 선거를 치르기에도 극명한 한계다. 따라서 조기 선대위 출범을 통해 영상과 스피커를 전환하는 것도 하나의 방편일 수 있다. 여권의 총선 참패는 곧장 식물 정권을 의미한다.

이는 나라 전체가 온통 걷잡기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릴 개연성이 매우 농후하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윤 대통령의 메시지도 지금보다 더 국민 친화적으로 바뀌어야 하고, 각료들 인선도 수구적 패턴은 배제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설익은 입술도 필히 단속돼야 한다.

특히 수도권 출마자들 인재영입에 있어서, 극단적 사고에 젖어 있는 경우는 철저하게 걸러내야 잡음을 줄일 수 있다. 현역 의원일 경우에도 평판이 좋지 않은 자원은 과감히 컷오프해야 한다. 특히 중진들에 대한 단호한 자세가 요구된다.

더불어민주당은 도덕적 파산 상태다. 그런데도 여권이 총선을 걱정할 처지라면, 그만큼 국민 정서와는 유리되어 있다는 방증일 테다. 역량보다는 끼리끼리 자리 나눠먹기 식으로 날밤 지샌 때문은 아닐까? 대오각성하고 국민의 아픔을 보듬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 필자 : 정성태(시인 /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