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한동훈 장관 험지 출마... 국민의힘 총선 패망 간계될까?

시와 칼럼 2023. 11. 26.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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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장관

국민의힘 내년 총선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은 가운데 있다. 우선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 사정이 녹록치 않다. 전통적 텃밭인 영남권 분위기도 사뭇 냉랭하다. 그간 국민의 대체적 정서와는 동떨어진 국정기조가 계속됐다. 그에 기인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들어 윤석열 대통령의 메시지와 행보에 일정한 변화가 감지된다. 국민의힘도 혁신을 위한 자구책 마련에 나선 형국이다. 향후 체감할 수 있는 민생대책이 마련되고, 그간의 낡고 고루한 인적 대상을 쇄신하면 반전의 계기가 되리라 여긴다.

이런 가운데 한동훈 장관 총선 차출은 상수로 여겨진다. 일각에서 수도권 험지 출마를 거론하는 경우도 있으나, 결코 바람직한 방향이 아닌 듯싶다. 물론 한 장관 본인은 어렵게 당선될 수도 있을 것이나, 이는 의석수 하나 보태는데 그치고 만다.

만일 그럴 경우 한 장관 운신 폭은 그의 출마 지역구로 한정될 수밖에 없다. 자신의 선거 승리를 위해 총력을 쏟아야 하는 상황에 놓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른 지역 후보들을 지원할 수 있는 여력이 사실상 사라진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한 장관 활용도가 증발하게 되는 셈이다.

지난 2020년 4월 실시된 21대 총선에서 오세훈 후보가 서울 광진에서 패배한 전례가 있다. 선거 초반에는 오 후보가 일정 부분 앞섰으나, 투표일이 가까워지면서 심상치 않은 상황으로 바뀌었다. 결국 뜻하지 않게 낙선의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여기에는 그럴만한 근거가 있다. 오 후보가 다른 지역 후보들 지원을 위해 자신의 선거에 집중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판세가 크게 앞서는 상황도 아니었다. 이를 지켜보는 지역민들에겐 적잖이 교만한 행태로 여겨졌을 수 있다. 그게 패착으로 작동됐다.

이후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으로 2021년 4월 치러진 재보궐선거에서 오세훈 후보가 압승을 거둔다. 광진에서도 자신의 평균 득표율보다 앞선 60%에 근접했다. 2위 후보를 무려 20%p 가량 따돌렸다. 1년만에 완전히 뒤바뀐 셈이다.

개인과 집단 막론하고, 교만하거나 오만하게 비춰지면 반감을 부른다. 특히 선거에서는 패배의 결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더욱이 근소하게 앞서거나 또는 판세가 불투명한 경우에는 치명적이다. 심지어 정권도 무너질 수 있다.

현재 한 장관 거주지는 강남이다. 그의 전문 분야와 관련된 법조 밀집 지역은 서초구다. 모두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한 장관이 이곳에 출마해야 다른 후보들을 지원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 그게 여권 선거에 도움되는 길임은 굳이 설명이 필요치 않다.

내년 총선은 윤석열 정부 3년 차를 앞둔 시점이다. 선거 결과에 따라 향후 국정운영의 갈림길이 될 것임은 자명하다. 만일 여권이 크게 패하게 되면 자칫 국가적 대혼란으로 점철될 수 있다. 현재 민주당 행태로 볼 때 능히 예견되는 일이다.

아무쪼록 내년 총선 결과가 여야 균형 잡힌 국회 의석 분포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수적 우위를 앞세운 거대 야당의 일방통행 폐해가 적잖다. 이로부터 생산적 논의와 합의로 변모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고스란히 유권자의 몫으로 남게 됐다.

* 필자 : 정성태(시인 /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