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윤석열 대통령, 희망을 현실로... 관료 사회 믿으면 만년 하청

시와 칼럼 2023. 11. 6.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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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가겠다" 국정에 임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굳은 의지이자 다짐이었다. 하지만 그간 나타난 실상은 상당한 점에서 국민의 대체적 뜻과는 유리됐다. 그에 따른 국민적 우려도 깊어갔다.

국민 다수의 대통령이 아닌, 극우적 정파만을 대변하는 듯 인식됐다. 거기에 불통 이미지와 고압적 측면도 강하게 투사됐다. 국민을 향해 마치 검사가 피의자 대하는 듯 여겨지기에 그리 부족하지 않았다.

대통령실 참모진 구성 또한 어느 극우 성향 인사의 과거 발언이 일파만파 번지며 임기 초반부터 지지율 하락을 초래한 커다란 요인이 됐다. 부적절한 각료 임명 강행도 민심 이반을 부추겼다.

물론 누구라도 완벽한 사람은 없으리라 여긴다. 그럼에도 국민 눈높이에서 현저하게 벗어난 인선은 여론의 질타를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한 협량한 인사 정책은 권력의 오만으로 비쳐졌다.

그에 기인한 여론 악화를 남탓으로 돌리기에 급급했던 점도 있다. 지난 문재인 정권 실정이 큰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그걸 취임 1년 넘도록 울궈먹었으니, 국민적 따가운 눈총이 따를 수밖에 없었다.

특히 진앙지가 대통령 주변부와 참모진으로 가늠되는 이념 과잉은 국민 다수를 적으로 표적 삼는 듯 여겨졌다. 수구 성향 국민만 한국 땅에 살 수 있도록 하겠다는 선전포고에 다름 아닐 정도였다.

안보와 국방력 강화는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을 통해 더욱 명확해졌다. 그렇다고 북한과 곧장 전쟁이라도 치를 듯한 언사는 난망할 따름이었다.

마침내 윤 대통령이 인의 장막에서 벗어나는 듯싶다. 지난 국회 시정연설을 기점으로 새롭게 변신할 것임을 작정한 것으로 읽힌다. 그간 불신을 자초했던 점들이 상당 부분 해소된 측면이 있다.

이튿날 열린 비상경제민생회의에는 교수, 관료 등 전문가 집단이 아닌, 일반 시민 60여 명을 초청한 가운데 서민들이 삶 속에서 겪는 생생한 어려움을 경청했다. 민생 챙기기에 직접 시동을 건 셈이다.

카카오택시를 언급하며 "약탈적 가격", "독과점 행위 중에서도 아주 부도덕한 행태", "시장을 완전히 장악한 다음 가격을 올려 받아먹는 것", "반드시 제재해야 한다"는 등의 강경한 입장을 역설했다.

은행 대출에 있어, 느닷없는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등으로 인해 사업적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의 눈물어린 호소에 답하기도 했다. 은행 갑질을 꼬집으며 정부가 그냥 방치하지 않을 방침임을 천명했다.

서민들 고혈을 쥐어짠 고금리 이자로 은행은 성과급 잔치다. 가난한 사람들 피땀으로 은행만 배불리는 몹쓸 행태다. 그러면서도 자신들이 어려움에 처하면 국고 지원으로 회생하고 존립한다.

이제 대통령이 직접 민생 현장 애로사항 해소를 위해 나선 형국이다. 기득권 카르텔에 찌든 관료 사회에만 맡기면 만년 하청인 점을 간파한 행보로 읽혀진다. 서민 전담 은행 설립도 그 필요성이 제기된다.

내년 생계급여 지원금도 4인 가구 기준 올해 대비 13.16% 인상됐다. 1인 가구는 최대 14.4% 오른 71만 3102원으로 확정됐다. 일선 행정력이 제대로 스며들 수 있도록 세심한 시스템 점검이 요구된다.

아울러 민생 개혁 의지가 없는 관료는 퇴출이 마땅하다. 바라기는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의 개선을 위한 일에 대통령이 직접 챙길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래야 희망이 현실이 될 수 있겠기에 그렇다.

* 필자 : 정성태(시인 /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