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주윤발-조인성, 미남 배우들이 일깨우는 훈훈한 감동

시와 칼럼 2023. 10. 27. 14:15
728x90

주윤발, 홍콩 암흑가를 무대로 하는 영화계의 대표적 배우로 꼽힌다. 한국에도 익히 알려져 있으며 [영웅본색], [와호장룡], [첩혈쌍웅] 등 100여 편의 영화를 통해 세계적 스타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그는 노점상을 하던 홀어머니 밑에서 공장 노동자, 우편배달부 등으로 젊은 시절을 보내다 영화 배우가 된 이후 큰 성공을 거뒀다. "영화가 없었으면, 주윤발도 없다"고 단언할 정도다. 그의 그러한 인생 역정은 홍콩 교과서에도 실려 있을 정도다.

그가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을 위해 내한했다.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제대로 교육 받지 못했다"라며 "영화를 통해 지식을 쌓았고, 인생을 배웠다"고 회고했다.

한국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제주도에서 수개월 촬영하며, 한국 음식을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다"며 "특히 갈비탕에 밥을 말아, 김치와 함께 먹는 것이 좋았다"고 밝혔다. 또한 "남대문시장에서 번데기를 먹었던 추억도 생생하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그는 자신의 재산을 사회환원하는 것으로 세상을 놀라게 했다. 2010년 들어서 “사후 전 재산의 99% 기부”를 약속했다. 실제 2018년에는 그의 재산 56억 홍콩달러, 현재 원화로 환산할 때 약 9600억 원에 이르는 재산을 기부했다.

그와 관련해 “어차피 이 세상에 올 때 아무 것도 안 갖고 왔기 때문에 갈 때 아무것이 없어도 상관 없다”는 소회를 밝혔다. 그의 검소한 생활도 화제다. 아내에게 매월 15만원 남짓 용돈을 받으며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그러면서 “점심과 저녁에 먹을 흰쌀밥 두 그릇이면 하루가 충분하다”고 말한다.

배우 조인성 또한 기부 천사로 알려져 있다. 선이 뚜렷한 얼굴과 큰 키를 지녔으며 여러 TV드라마, 영화 등을 통해 친숙하게 알려져 있다. 그가 서울에서 열린 제13회 아름다운예술인상에서 선행 부문인 굿피플예술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는 지난 2012년 무렵부터 서울아산병원 어린이 환자를 위해 지금까지 수억 원이 넘는 금액을 기부해 왔다. 또한 소아희귀질환 치료비 후원을 비롯해 2018년에는 아프리카 탄자니아 지역 학교 설립을 위해 5억 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수상소감을 전하는 자리에서 “민망하고 염치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봉사와 기부를 하게 된 계기는 이기적인 마음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이런 상을 받아도 되나 싶은 부끄러운 마음이 든다"는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 “배우가 되고, 사랑을 받게 돼서 많은 돈을 벌게 됐다”며 “돈에 취하기 쉬운데, 돈에는 독이 있어서 그 돈 독을 빼기 위해 기부를 시작했다”고 피력했다. 또한 “독이 잘 쓰이면 약이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정치가 정쟁만 난무한 채 혼탁한 가운데서도 사람들 사이를 적시는 감동은 영화보다 깊은 울림을 안겨준다. 신이 관리를 맡긴 재산이 많을수록 책임도 그에 비례한다. 많이 베푸는 자의 손길 위에 우주적 에너지가 깃들어 있음이다.

* 필자 : 정성태(시인 /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