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윤석열 대통령 국회 시정연설과 김용민 의원 막말 사이에서

시와 칼럼 2023. 11. 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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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스타일이 바뀌고 있다는 사뭇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메시지 측면에서 우선 눈길을 끈다. 내년 정부 예산안 처리에 대한 국회 시정연설에서 여야 의원들을 향해 몇차례 감사 표명을 하는 등 협력을 당부했다는 점이다.

아무런 실익없이 쏟아내던 이념 논쟁도 말끔히 사라졌다. 걸핏하면 지난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을 탓하던 습성도 찾을 수 없었다. 온도차가 확연하게 느껴졌다. 전면적 국정 쇄신을 위한 포석인 듯싶어 매우 고무적인 현상으로 읽히고 있다.

그간 어설프게 야기된 이념 과잉은 쓸모없는 논란을 초래하며 여론 질타를 받았다. 그러한 자충수 대신 협조, 부탁, 민생, 협력 등의 표현 빈도가 늘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윤 대통령 스스로 채웠던 족쇄를 풀어냈다는 의미 있는 신호가 되고 있다.

특히 공산전체주의, 반국가세력 등과 같은 지극히 협량한 단어가 사용되지 않았다. 그 대신 경기회복, 민생 안정, 미래세대, 3대 개혁, 사회적 약자, 치안 역량, 국민 안전, 장병 후생, 양질의 일자리, 성장동력, 기술 역량 등이 강조됐다.

이를 보면 낭비적 요인을 줄여 국가 재정 건전성 유지에 초점을 뒀다. 그런 가운데서도 꼭 필요한 곳에는 늘리는 방안이 골자다. 국가적 미래 비전과 국민이 처한 고통을 헤아리고, 그것의 해결을 위한 대책과 노력이 읽혀진다. 예전과는 비교되는 지점이다.

야권의 피켓 시위, 고성·야유 등은 없었다. 국회 본회의장에서는 하지 않기로 정한 신사협정에 따른 것이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꼼수를 부렸다. 국회 본회의장으로 통하는 로텐더홀 계단에서 피켓을 드는 볼썽사나운 치졸함을 연출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여당 대표를 먼저 호명하는 관례를 깨고 맨 나중에 호명했다. 야권을 향해 자세를 낮춘 것이다. 연설을 마친 후에는 민주당 의원석으로 먼저 찾아가 일일이 악수를 청하기도 했다. 일부 회피한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 응하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악수를 건넨 윤 대통령을 향해 "이제 그만두셔야죠" 운운하는 패악한 말을 퍼부었다. 이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랑하기도 했다. 그러자 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자들이 칭찬 댓글을 다는 등 막장에 다름 아니었다.

김 의원이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개딸들에게 잘 보이고, 또 손쉽게 공천을 얻기 위한 의도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대통령이 낮은 자세로 악수를 청한 면전에서 그러는 행태가 과연 옳은 처사인지는 국민이 판단할 몫인 듯싶다.

'과유불급'이다. 자신과 민주당 전체를 향한 독 묻은 부메랑이 될 수 있다. 젊은 치기가 낳은 '과욕필망'의 그림자가 벌써 아른거린다. 강성 지지층에게는 일순간 사이다가 됐을 것이다. 하지만 거기 '자업자득' 대가가 따르는 것은 하늘과 세상의 이치다.

* 필자 : 정성태(시인 /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