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뚫린 듯했다. 전국 모든 지역에서 장대비가 연거푸 며칠동안 쏟아졌다. 산사태로 인해 수십톤에 달하는 암석이 민가를 덮치고, 제방이 무너지며 순식간에 지하차도에 물이 들어차기도 했다.
어찌할 수 없는 자연재해 성격도 있으나, 인재에 의해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충북 오송 궁평2지하차도 사고가 그 대표적인 경우로 지적된다.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번 폭우로 인한 사망자가 무려 40명 넘게 발생했다. 실종자도 수십명에 이른다. 특히 경북과 충북에서 사상자가 많이 발생했다. 안타까운 심정 이루 헤아리기 어렵다. 무엇보다 신속한 지원과 복구가 요구된다.
전국에 거쳐 발생한 산사태, 주택파괴, 도로유실, 농경지유실, 산업시설 및 차량침수 피해 등 경제적 손실도 클 것으로 추정된다. 윤석열 대통령도 피해 현장을 찾아 애석한 마음을 피력하며 신속하고 완전한 복구를 약속했다.
한편 지하차도 사고와 관련해 감동적인 사연도 전해진다. 트럭으로 목적지를 향하던 운전자가 갑자기 들어찬 물 때문에 지하차도에 꼼짝없이 갇히고 만다. 그리고 순식간에 차오르는 물을 피해 자신의 트럭 지붕으로 올랐다.
이때 물에 휩쓸리던 20대 여성과 고개만 물 밖으로 내민 채 살려달라고 소리치는 남성 두 명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자 자신도 생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구조한 가슴 벅찬 사연도 있다.
이런 와중에 홍준표 대구시장이 골프 라운딩을 즐긴 것으로 확인됐다.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자 “주말에 골프 치면 안 된다는 그런 규정이 공직사회에 어디 있나”는 후안무치한 망발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그걸 두고 트집 잡아본들 나는 전혀 상관치 않는다. 그건 수십년간 해온 내 원칙”이라며 “대통령이라면 다르겠지만 그 외 공직자들의 주말은 자유”라고 강변했다. 이쯤되면 막나가는 것에 다름 아닌 셈이다.
이 또한 홍 시장이 빗속 골프를 즐긴 15일, 대구시 비상근무자는 1000명이 넘었던 것으로 타전된다. 대구시와 산하기관 공직자들은 노심초사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는데, 정작 시정 최고책임자인 시장은 골프 삼매경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외국 순방 중에도 화상회의를 통해 수해상황을 점검·관리하고 정부가 총동원해 대응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국익 차원의 주요 외교활동을 펼치는 가운데서도 호우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마음 조리며 살폈던 것이다.
그런데도 홍 시장은 자신의 몰지각한 처신에 대한 비난 여론이 확산되자 도리어 역정을 내며 자신을 정당화하기 위한 괘변을 쏟아내고 있다. 광역단체장으로 지녀야 할 기본 품성마저 의심케하는 지점이 아닐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의원 또한 막말 대열에 가담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행동과 말은 우리 조국과 민족의 운명을 궁평지하차도로 밀어 넣는 것과 마찬가지” 운운하며 사고로 숨진 영령들과 그 유가족들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홍준표 시장과 김의겸 의원, 세간에서는 두 사람을 일컬어 사사건건 시비걸기 좋아하는 사람들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정작 자신들의 그릇된 행태에 대해서는 사리분별 못하는 듯싶다. 결국 그들을 향한 독화살이 되고 있다.
피해 상황이 타전되며 전 국민이 가슴 졸이고 있다. 대부분의 지자체들도 수해 아픔을 함께해야 한다며 예정된 축제와 행사를 줄줄이 취소하거나 연기하고 있다. 여기서 의문스러운 점은, 홍 시장과 김 의원 의식 수준이 국민 일반에 비해 더 낫다고 할 수 있을까?
* 필자 : 정성태(시인 /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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