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티베트 인권 탄압’ 문제에 대해 "70년 전 일", "그건 1951년, 1959년에 있었던 일" 운운하는 믿기 어려운 발언이 쏟아졌다. 그것도 걸핏하면 인권을 거론하며 감성팔이 선동정치에 몰두해 있는 듯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현역 국회의원에 의해서다. 이런 인식으로 어찌 사회ㆍ경제적 약자를 위한 정치를 할 수 있겠는가?
도종환, 민병덕 의원을 포함한 7명이 지난 15일 출국해 3박 4일 일정으로 중국을 다녀온 바 있다. 당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망언으로 인해 국민적 감정이 격앙된 상태였다. 그런데도 불과 며칠 후에 굳이 중국행을 택해야만 했었는지 우선 납득되지 않고 있다. 누구보다 앞장 서 국격을 함양해야 할 국회의원 신분임을 망각한 처사라 아니할 수 없다.
귀국 이후에는 방송에 나와 티베트 국민들의 인격을 살해하고, 그 역사성을 폄훼하는 것과 하등 다르지 않은 망발을 쏟아냈으니 참담할 따름이다. 문제가 되고 있는 두 의원의 바닥난 인권의식과 무지를 고스란히 읽을 수 있게 된다. 민주당에 만연해 있는 후안무치와 위선의 끝판왕을 대면하는 듯싶기도 하다.
불교계가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는 티베트 방문 국회의원들의 공인으로서의 답변발언에 유감을 표합니다.”라는 제하의 입장문을 내고 "도종환 의원과 민병덕 의원은 탄압에 저항해 분신한 모든 영령들과 지금도 탄압에 신음하고 있는 티베트인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질책했다.
또한 "티베트 문제에 가슴 아파하는 우리나라 불자들과 국민들에게도 해명과 양해를 구해야 한다"며 "세계인들의 티베트 인권문제에 대한 우려는 보편적 상식임에도 불구하고, 모른다거나 옛날 일로 치부하는 발언에 놀라움과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금은 마치 티베트에 인권문제가 없는 것처럼 들릴 수 있다"면서 "하지만 현재도 계속 인권문제가 있다는 보도가 나오며 보안을 위한 입국 제한도 심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인의 한마디 발언은 큰 격려가 될 수도 있고, 큰 상처가 될 수도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특히 "중국은 티베트 독립을 요구하는 대규모 봉기를 진압하며 수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은 역사적인 사실"로 "티베트의 인권 탄압 문제는 1959년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2009년 이후 티베트 독립을 호소하며 분신해 숨진 이들이 159명에 달한다는 보고도 있다"며 "티베트의 인권 상황이 문제없다고 말할 수 없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 입장문
국가를 대표하는 단체나 개인이 어떤 외교적인 목적으로 다른 국가에 방문하여 회담을 하고 행사에 참가하는 것은 그 결과와 상관없이 화합과 협력, 공생을 목적으로 한다는 의미에서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불자들과 국민은 물론이고 세계인들의 티베트의 인권문제에 대한 우려는 보편적 상식임에도 불구하고, 모른다거나 옛날 일로 치부하는 발언에 놀라움과 유감을 표합니다.
중국은 1951년 5월 23일 티베트를 병합했으며 이후 1959년 티베트 독립을 요구하는 대규모 봉기를 진압하며 수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은 역사적인 사실입니다. 티베트의 인권 탄압 문제는 1959년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불과 2달 전인 4월에 G7 외교장관 회담 공동성명문에서 티베트 자치구 인권 유린 행위 중단을 촉구하였고, 2009년 이후 티베트 독립을 호소하며 분신해 숨진 이들이 159명에 달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티베트의 인권 상황이 문제없다고 말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지난 6월 17일 국회의원들이 중국 티베트 라싸에서 열린 제5회 관광문화국제박람회에 참석했습니다. 티베트 현실에 대한 문제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국회의원들이 “인권문제의 현장에 참석한 이유”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국내 부정적 여론을 모른다”, “인권문제는 1951년, 59년에 있었던 일”이라는 말은 전후 맥락을 모르고 들었을 때, 지금은 마치 티베트에 인권문제가 없는 것처럼 들릴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도 계속 인권문제가 있다는 보도가 들려오며, 보안을 위한 입국제한도 심한 상황입니다. 불교는 인간의 자유와 평화, 인권을 가장 중시하는 종교입니다. 그러므로 이번 의원들의 “모른다”,“과거형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들릴 수 있는 답변에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공인의 한마디 발언은 큰 격려가 될 수도 있고, 큰 상처가 될 수도 있습니다.
도종환의원과 민병덕의원은 탄압에 저항하여 분신한 모든 영령들과 지금도 탄압에 신음하고 있는 티베트인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합니다. 아울러 티베트 문제에 가슴 아파하는 우리나라 불자들과 국민들에게도 해명과 양해를 구해야 합니다.
불기2567(2023)년 6월 21일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 의장단·상임분과위원장·특별위원장
* 필자 : 정성태(시인 /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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