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윤석열 대통령, 노동조합 기득권 카르텔 혁파할 수 있을까?

시와 칼럼 2023. 6. 21.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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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 노동을 하면서도, 단지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구획되는 차이 때문에 노동자 사이의 임금격차가 현격하게 발생한다. 우리나라 대기업에서 나타나고 있는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 가운데 하나다. 이를 하청업체까지 확대하게 되면 그 격차는 더욱 심각하다. 동일 가치의 노동을 하는데도 무려 3배 안팎의 극심한 차이를 내기도 한다.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을 배불리기 위해 비정규직과 하청 노동자들의 고혈을 쥐어짜는 임금구조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일부 대기업 노동조합 간부가 취업을 조건으로 거액의 금품을 챙기는 경우도 있다. 현대판 매관매직의 추악한 민낯인 셈이다. 또한 자신의 자녀를 뒷문으로 입사시키는 세습 행태도 버젓이 자행된다.

이는 결국 일부 노동조합 간부들이 신종 계급 카르텔을 형성하는 것과 하등 다르지 않다. 입술로는 평등을 목청 높이면서도 정작 현실에서는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행태를 자행하고 있는 것이다. 노동조합 본래의 취지는 퇴색된 채 일부 간부들의 사욕 챙기기와 기득권 강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뿐만이 아니다. 복지와 관련해서도 차별이 존재한다. 더욱이 비숙련 하청 노동자를 오히려 더 위험한 작업에 투입하기도 한다. 노동조합이 솔선해 바로 잡아야 할 문제를 방관한 채 자신들 잇속만 일삼는 그릇된 행태다. 우리사회가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할 일그러진 단면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요인 등으로 인해 하청업체는 일할 내국인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작업 환경과 노동 강도에 비해 임금은 턱없이 낮기 때문이다. 설혹 노동에 종사하더라도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연애도, 결혼도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극단적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출산율 저하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되기도 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평소 소신으로 알려진 “같은 일을 하면, 같은 돈을 받아야 한다”는 원칙에 깊이 공감한다. 그에 따른 정규직과 비정규직, 원청과 하청 노동자 사이의 임금 격차로 발생하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혁파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혁 의지도 매우 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극히 올바른 방향성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에 의한 독식구조가 지속되면 국가 경쟁력 또한 그에 비례해 약화될 수밖에 없다. 그로 인해 감당해야 할 사회적 비용은 깨진 독에 물붓기가 되기 십상이다. 한국사회가 급격히 노쇠화되고 있는 망국적 현상과도 결코 무관하지 않다. 노동 임금 불평등에 따른 위태로운 후과가 국가 전체를 허약하게 할 수 있음을 각별히 유념할 필요가 있다.

차제에 대기업에 의한 지나친 중소기업 쥐어짜기도 함께 살펴봐야 할 일이다. 기술개발을 비롯한 노동자들 처우 문제와도 직결되는 사안이다. 기술력을 갖춘 강한 중소기업이 많아질 때 양질의 일자리도 그에 상응할 수 있다. 거기 비로소 노동 의욕도 생기게 되는 것이다. 독일, 일본, 대만 등은 그 좋은 사례다.

윤석열 정부는 보다 강도 높은 노동개혁을 통해 노동자 일반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출산율 제고에도 하나의 출구가 될 수 있다. 또한 외국인 노동자를 내국인으로 대체함으로써 국부 유출도 유의미하게 방어할 수 있다. 노동자가 노동자를 수탈하는 형태로 나타나는 불평등 문제는 차라리 범죄 행위로 인식하고 강단 있게 완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필자 : 정성태(시인 /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