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의 중국에 대한 불신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할 수 있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의 전략적 동반자로 중국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무려 76%에 달했다. 반면 신뢰한다는 응답은 20%에 불과했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 대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우리 정부를 향해 "후회할 것" 운운하며 겁박성 발언을 쏟아낸 것과 관련해서는 74%가 부적절하게 평가했으며, 20%만 적절했다고 답변했다.
싱하이밍 대사에 대해 우리 정부가 어떤 조치를 해야 하느냐는 물음에는 '강력한 주의를 촉구해야 한다' 43%, '추방해야 한다' 22%, '아무런 조치를 할 필요가 없다' 19%, '중국 정부 판단에 따라야 한다' 9%로 집계됐다.
이는 바른언론시민행동이 한국여론평판연구소(KOPRA)에 의뢰해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16~17일 양일에 걸쳐 실시한 여론조사 통계로, 우리 국민의 중국에 대한 호감도가 크게 하락해 있음을 보여준다.
항공기를 통한 한국-중국 간 민간교류도 회복되지 않고 있다. 19일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 4~5월 한국에서 중국행 비행기에 탑승한 여객수는 40만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74%나 급감한 수치다.
이같은 현상은 사실 예고된 바나 다름없다. 동북공정 통한 역사왜곡, 한복과 아리랑을 비롯한 문화 침탈, 중국 어선의 떼거리 해역 난입 등에 따른 우리 국민적 시선이 곱지 않게 작동되는 가운데 있었다.
특히 시진핑 체제가 공고화된 이후 더욱 심화된 것으로 관측된다. 혐한령 조장, 한국행 단체관광 금지, 한국 포털사이트 접속 차단, 심지어 연예인 방송출연 취소 등 매우 치졸하기까지 했다. 그들이 내세우는 중화사상의 대륙적 면모가, 기실 섬나라보다 못한 밴댕이 소갈머리였던 셈이다.
심지어 남대문과 같은 우리 문화 유산마저 자신들이 건축했다고 SNS를 통해 버젓이 우기는 경우도 있다. 중국 산업 스파이들에 의한 첨단기술 탈취도 끊이지 않고 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전방위적이다. 싱하이밍 대사의 망언은 그 결정판이었다.
중국이 군사력 증강과 함께, 국제사회를 끊임없이 긴장상태로 내모는 점도 있다. 시진핑 주석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일대일로'도 오히려 개도국 경제와 주권을 수렁으로 빠뜨리는 결과로 나타난다. 이외 세계 여러 나라와 갈등을 격화시키는 등 노골적 패권강화에 따른 반감이 크다.
중국, 한국과는 매우 가깝게 위치한 나라다. 북한과는 국경을 맞대고 있다. 수천년의 역사와 문화적 교집합도 함께 한다. 우리로서는 숱하게 침탈 당한 고난의 시간도 길다. 그러한 비극은 언제든지 되풀이될 수 있다는 경계의 끈도 놓을 수 없다.
그렇다고 우리가 중국을 상대로 불필요한 갈등을 야기할 일도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 국익과 주권에 관해서는 엄중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국방, 안보 영역에 있어서도 강고하고 철저한 대비가 상시 이루어져야 함에는 이론이 있을 수 없다. 조국이 없이는 국민도 없는 까닭이다.
* 필자 : 정성태(시인 /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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