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가 개인적 삶의 전 영역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에서 실로 막중한 책임이 따른다. 라면 한 개만 사더라도, 보이지 않는 국가의 간섭이 개입돼 있다. 따라서 정치에 관심을 갖고 자신이 참여할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을 택해 의사표현을 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보다 적극적인 경우에는 특정 정당에 입당하거나 또는 특정 정치인에 대한 지지로 나타날 수도 있다. 정치에 대해 철저히 무심하거나, 극도로 냉소적인 것보다는 오히려 건강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전제되어야 할 점이 있다. 자신의 정치적 행위가 자칫 맹목적인 양상으로 치닫게 되면 오히려 역작용을 초래하게 된다는 점이다. 이는 자신의 분별없는 행태로 인해, 그가 지지하는 집단 또는 정치인이 퇴락하게 될 위험성이 매우 높게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어리석은 패착을 범하게 될 수 있음이다.
가령 공동체적 안녕과 질서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등의 사안에 대해 온갖 억지를 쓰며 정당화하려는 경우다. 심지어 문제 제기를 하는 특정인을 향해 악의적인 비난을 일삼거나 또는 신상털이를 하는 몰상식함이다. 공론장을 피폐하게 만드는 폭력이기도 하다. 이를 지켜보는 양식 있는 유권층에게는 오히려 역작용을 안겨줄 뿐이다.
또한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 혹은 개별 정치인이 범법을 자행하고, 도덕적으로 지탄받을 일을 자행한 경우다. 그런데도 그에 대해 무작정 두둔하거나 또는 온갖 거짓으로 포장하려 드는 인면수심을 일삼아서는 안될 일이다. 더욱이 그것을 지적하는 이들을 향한 언어 폭력은 난장에 다름 아니다.
마치 무슨 사이비 종교에 세뇌된 듯한 그들만의 광기어린 행태는 그러나 그보다 훨씬 많은 사람에게 거부감을 안겨 줄 뿐이다. 이는 그가 지지하는 세력 혹은 개별 정치인을 교만과 위선의 나락으로 이끌 뿐만 아니라, 혐오감을 더하게 하는 촉매로 작동된다. 결국 몰락을 재촉하는 대단히 위험한 행태다. 그만큼 국가는 물론이고, 그 자신에게도 해악이 될 뿐이다.
우리는 지난 조국 사태와 김남국 코인 사건을 건너면서, 우리 안의 지성이 몰각한 경우를 목도한 바 있다. 특정 조직 혹은 정치인에게 지나치게 매몰돼 우리 사회의 건강성을 파괴하는 악몽과도 같은 경우였다. 국제사회에 알려져 국격 훼손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 또한 매우 깊었다.
거기 우리 모두가 고민하고 치중해야 할 가치는 사라지고, 사람에 대한 맹목성만 횡행할 뿐이었다. 사안에 따른 시시비비가 마비된 채, 무엇에 취하거나 홀린 사람들을 목도하는 것만 같았다. 이것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우리의 미래 전망도 그만큼 더딜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 필자 : 정성태(시인 /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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