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김남국 의원 두둔한 정의구현사제단 지성용 신부에게

시와 칼럼 2023. 5. 17.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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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욕망하는 존재다. 그 자체를 비난할 일은 아니다. 인간의 그러한 속성을 잘 이해하고 있는 것이 자본주의다. 그러나 이를 간과한 채 획일성을 강제하는 체제가 공산주의다. 그 이론적 배경의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의 모순과 함께 역사적으로 실패한 제도가 됐다.

그러나 자본주의 또한 공동체 모두를 피폐하게 만드는 독과점적 폐단을 방어하기 위해 국가가 여러 기관을 두어 감독하기도 한다. 자본의 속성이 제 아무리 무한증식을 향하는 것일지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외없이 법률적 규율 아래 존재한다. 그리고 그보다 우선해 도덕적 규범이 중요시되며, 거기에는 양심까지도 포괄된다.

거액의 가상화폐 논란에 휘말린 김남국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꼬리 자르기 또는 꼼수탈당이라는 비난이 거세다. 탈당선언 불과 며칠 후에 민주당 복당 의사를 밝혔다. 여론 뭇매가 더욱 거세게 이는 것도 전혀 이상하지 않게 여겨지는 대목이다.

이런 가운데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소속 지성용 신부가 “누구든지 욕망 없는 자, 김 의원에게 돌을 던져라”며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게시했다. 이어 “김남국은 법을 어긴 것이 아닌, 그저 제 돈 가지고 투자한 것이고 평소 검약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고 두둔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수도자도, 스님도, 신부도 아니다”라며 “진보는 돈 벌면 안 되는가”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렇다, 그게 누구든 국민 일반이 자신의 재산 증식을 위해 노력하는 것을 두고 시비할 일은 아닐 것이다. 그것은 김남국 의원에 대해서도 예외없이 적용된다. 그럼에도 지금 다수 국민은 김 의원의 그러한 욕망 자체에 대해 탓하는 것이 아니다. 그가 민의를 대변해야 하는 국회의원 신분의 월등한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법률적 위반 의혹과 도덕적 일탈에 대한 의구심 때문에 분노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거액의 종잣돈 마련 배경, 코인 무상 수령 규모와 대가성 여부, 세부적인 거래내역, 불법적인 미공개정보 이용 여부, 입법 로비 의혹, 이해충돌 소지 등에 관한 것이다. 또한 의정활동 중의 가상자산 거래에 관한 도덕성 측면이다. 거액의 자산가인 자신을 마치 가난한 사람인 것처럼 꾸며 후원금을 독려한 점은 양심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래서 하는 말이다. 수도자, 스님, 신부 등의 성직자가 재산 증식에만 열을 올린다면 올바른 구도의 길이 될 수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정치인이 돈벌 궁리만 한다면 과연 올바른 입법활동이 가능할 수 있을까? 혹여 지 신부가 지닌 욕망의 크기가 그에 맞닿아 있어서 그러는 것은 아니리라 여긴다. 만일 그렇다면 예수가 가슴을 치며 통탄할 일이 아닐 수 없다.

* 필자 : 정성태(시인 /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