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대만 놓고 미국-중국 충돌한다면 우리도 참전해야 할까?

시와 칼럼 2023. 5. 15.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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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관계, 동아시아의 가장 뜨거운 문제로 부상돼 있다. 물론 한반도의 남한과 북한을 불안스럽게 상징하는 휴전상태 또한 여전한 불씨로 상존한다.

그런데 만일 무기 강국으로 떠오른 남한과 핵무기 보유국인 북한이 군사적으로 충돌하게 될 경우 어떻게 될까? 누구도 승자가 되기 어려운 전쟁으로 막을 내릴 개연성이 매우 높다. 남북 모두 돌이키기 어려운 파탄을 맞게 될 것임도 불문가지다. 그간 피땀으로 쌓아올린 그 모든 성과도 일순간 무위로 돌아간다.

그리고 그 자리엔 한반도 재건과 안정을 명분으로 강대국들의 분할 점령이 뒷따르게 될 것으로 예견된다. 이는 한반도가 더 여러갈래로 쪼개진 채 식민지로 전락될 위험성이 높다는 점을 의미한다. 끔찍한 악몽이 아닐 수 없다. 이를 원천 차단하기 위한 우리의 국방력 강화 그리고 그와 맞물린 평화 의지는 제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그러나 기실 그보다는 대만을 놓고 미국과 중국이 충돌할 개연성이 오히려 높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 등장 이후, 노골적인 패권 쟁탈이 국제사회를 긴장 상태로 내몰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에 위기를 느낀 미국의 대응책도 매우 강경하다. 이는 민주-공화 양당 모두 동일한 입장을 취하는 양상이다.

중국의 대만 침공이 현실화될 경우, 한반도 또한 안전지대가 될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 우리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타력에 휩쓸려 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 개연성이 농후하다. 주한미군 파병에 따른 한국군 참전이 가시화될 소지가 다분한 까닭이다. 그리고 이는 동족상잔의 참극으로 되풀이될 것임도 자명하다.

따라서 한국은 중국의 대만 침공이 현실화될 경우, 어떠한 경우에도 그로부터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남한이 미국 들러리가 되어 중국을 공격하게 되면, 당연히 중국도 우리를 공격하게 될 것임은 상식에 속한다. 북한도 남한을 상대로 전쟁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일본 욱일기가 한반도를 헤집으며 능욕할 수 있는 토대가 되기도 한다.

때문에 우리의 입장은 명확한 것이어야 한다. 미국이 주한 미군을 차출하는 것도 본래의 취지에 비춰볼 때 적절치 않다. 더욱이 한국군까지 끌어들이게 된다면 곧장 북한군의 개입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는 세계대전으로 확전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불장난이다. 따라서 한국군 직접 파병을 비롯해 기지 사용 또한 그 어떠한 경우에도 불가한 것임을 천명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으로서는 오키나와 주둔 미군 기지가 대만 방어에 효과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대만 사태는 일본 안보와도 직결되는 사안인만큼 일본 입장에서는 적극적으로 대만 방어에 나서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한편 대만과 가까이 위치한 필리핀 미군기지 활용 또한 전쟁 수행에 보다 용이롭다.

분명한 점은, 전쟁 명분이 뭐든 결국 자국 이익 극대화에 방점이 찍힌다. 그런지라 우리로서는 하등 득될 게 없는 대만 사태에 우리 운명을 내다버릴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다. 신냉전 체제에 부화뇌동해 우리가 그 첨병으로 이용되는 일은 결단코 없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애국 애민의 길임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 필자 : 정성태(시인 /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