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정성호 의원, 300만 원은 혹여 룸살롱 술값용?

시와 칼럼 2023. 4. 21.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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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돈봉투 사건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거대 야당 전체에 벌집 쑤셔 놓은 형국이 됐다. 검찰이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개인 비리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나게 된 이른바 이정근 녹음파일이 그것이다.

지난 7년간 통화 내역이 무려 3만개 가량 담겨 있다고 한다. 여기에는 2021년 5월 개최된 전당대회 관련 내용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진다. 특정인을 당대표로 당선시키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금품을 살포한 정황이 고스란히 저장된 상태다. 심지어 돈을 받았다는 현역 국회의원 10여명의 실명까지 거론되고 있다.

관련 내용이 보도된 직후 민주당 반응은 실로 가관이었다. 검찰독재, 야당탄압, 기획수사 등과 같은 낯뜨거운 선동에 열을 올렸다. 검찰에게 화살을 돌리며 자신들의 부도덕함을 희석하려는 행태가 뚜렷했다. 그러다 당시 관계자들 대화가 담긴 육성 녹취파일 일부가 방송을 통해 생생하게 보도됐다. 이를 접한 국민적 시선도 싸늘하게 변모했다. 그제서야 이재명 대표가 떠밀리듯 사과를 했다.

그런데 그마저 불과 하루 만에, 이재명 대표 핵심 인사인 정성호 의원이 공수표로 돌렸다. “실무자들 차비·기름값·식대 수준”이라는 식의 망발을 쏟아내고 만 것이다. 의원 1인당 받은 것으로 알려진 300만 원 쯤은 하찮은 액수라도 되는 듯한 발언이다. 서영교 최고위원 또한 “돈 봉투 내용이 확실하게 파악됐다면 검찰이 작년부터 휘몰아쳤을 것” 운운하며, 도리어 검찰을 탓하는 도덕 불감증을 드러냈다.

더욱이 의혹의 정점에 있는 송영길 전 대표는, 본인은 몰랐던 일이며 검찰의 정치수사라는 식으로 상황을 모면하려 든다. 심지어 무엇이 두려운 때문인지, 귀국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의혹의 꼭지점에 있는 당사자 답변치고는 몹시 궁색한 것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무렵이면 이재명 대표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대선 경선자금을 받았다는 혐의로 기소된 시점과 맞물린다. 이는 이재명 대표와 송영길 전 대표가 직접적인 연결성을 갖고 있다는 의혹에 휩싸일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특히 송영길 대표가 작년 지방선거 때 서울시장 선거에 나서면서 의원직을 내놓게 된다. 그로 인한 재보궐선거에, 지금의 이재명 대표를 공천한다. 전후 정황상 송영길-이재명, 전현직 대표 사이에 어떤 물밑 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여겨지는 합리적 추론을 낳기에 그리 부족하지 않다.

이와 유사한 일로 법적 처벌을 받은 사례가 이미 있다. 지난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때 박희태 전 국회의장이 300만 원씩 담긴 돈봉투를 전달한 사건이다. 이는 2011년 12월, 당시 한나라당 G 의원에 의해 폭로됐다. 한나라당은 이에 대해 검찰수사를 의뢰했고, 이후 47일만에 박희태 국회의장과 청와대 전 K 수석 등이 기소됐다.

법원은 1심에서 박희태 의장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K 전 수석에게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6개월만에 열린 2심 법원에서도 피고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며 1심과 동일한 형을 선고했다. 따라서 민주당 돈 봉투 파장이 결코 가볍지 않게 여겨지고 있다. 더욱이 전방위적으로 행해진 정황마저 포착되고 있다.

그렇다면 여기서 정성호 의원에게 묻고싶은 점이 있다. 그가 민주당 돈 봉투 사건을 놓고 “실무자들 차비·기름값·식대 수준”이었다는 발언에 관한 것이다. 현재 국회 사무처는 의원 개개인에 대한 차량 운행 유류비, 의원차량 유지비, 식비, 출장 교통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더욱이 공식적으로 개별 후원회까지 둘 수 있다. 지역구 3억 원, 비례대표 1억5천만 원까지 각각 모아 사용한다. 그렇다면 민주당 의원 일부가 각각 건네받았다는 300만 원은 룸살롱 술값에 보태라는 것이었을까?

* 필자 : 정성태(시인 /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