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윤석열 정부 갉아먹는 독소... 진영 내부에는 없나?

시와 칼럼 2023. 4. 3.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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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대구에서 열린 프로야구 개막경기 시구와 함께 서문시장을 방문했다. 국정지지율 하락 속에, 보수의 본산이라 할 수 있는 대구를 향한 속내가 이해되는 측면도 있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대구ㆍ경북 분위기마저 심상치 않게 나타나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국정 전반에 대한 좌표 리셋없이는 한계일 수밖에 없겠다는 안타까운 전망이 앞선다.

한국사회는 진보적 성향의 유권층과 보수적 성향의 유권층이 각각 35% 가량 존재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은 자신들의 지지정당에 대한 충성도가 매우 높다. 따라서 투표성향이 대체로 고정적인 편에 속한다. 아울러 양측에 느슨하게 우호적인 경향도 각각 10% 가량일 듯싶다. 그런가하면,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정당 선택을 달리 할 수 있는 부동층도 10% 가량 분포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특정 정당에 대한 충성도가 전혀 없는 완전한 무당층이다.

현재 윤석열 정부의 전반적 국정기조는 보다 강고한 보수 지형을 향하고 있다는 인상이 짙다. 진보적 유권층으로 분류되는 35% 안팎의 무작정 비난은 그러려니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느슨한 진보층을 비롯한 부동층은 물론이고, 건강한 보수층마저 국정운영에 달갑지 않은 신호를 보낸다면 낭패가 아닐 수 없다. 그게 '부울경'을 비롯해 심지어 대구ㆍ경북마저 삐걱거리는 양상이다. 그럴진대 수도권 상황은 어떨지 굳이 설명이 필요치 않을 듯싶다.

윤석열 정부 들어 개신교 일각의 극우성향 발호가 극성스레 포착되고 있다. 보수층 일반에서마저 차츰 염증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이들이 목소리를 키울수록 그 예후가 좋을리 만무하다. 물론 극좌 5% 이내, 극우 5% 이내의 세력이 상존하고 있는 현실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주장을 개진하는데 있어서 보다 적극성을 띤다. 목소리가 크다보니, 마치 특정 진영 전체를 대표하는 것으로 오인될 수도 있다.

따라서 보다 냉철하게 접근될 필요가 있다. 진보ㆍ보수 막론하고, 이들에게 물개박수 받기 위한 정치적 행위가 과연 타당한 것인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다. 우물안 개구리가 볼 수 있는 세상은 극명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보다 훨씬 많은 유권층이 그들의 언행을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자각할 수 있어야 한다. 침묵하는 다수가 그들을 덮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상대 진영의 비난은 차치하기로 한다. 그러나 부동층과 자기 진영 지지층에게까지 오만하게 인식된다면 패착이다. 심지어 혐오감마저 안겨준다면, 조직 전체에 막대한 해악으로 작동될 뿐이다. 특히 지도적 위치에 있는 경우에는 그 언행에 있어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국가경영과 정당운영이 망나니들 불장난은 아니겠기에 그렇다.

* 필자 : 정성태(시인 /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