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윤석열 대통령 핵심 참모들, 좌표설정에 문제없나?

시와 칼럼 2023. 3. 18.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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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의 강제징용 배상방식에 대한 여론 흐름이 그리 우호적이지 않게 전개되는 양상이다. 한일관계 개선에 대해서는 동의하면서도, 원칙과 자존이 무너졌다고 여기기 때문인 듯싶다. 그리고 정부 방침대로 우리 기업들에게 배상문제를 전가하게 될지라도, 과연 그에 응할 기업이 있을지에 대해서도 적잖이 회의적이다. 왜냐하면 기업들이 업무상배임죄에 연루될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성남FC와 관련해 검찰로부터 줄소환을 받은 기업들이 그 좋은 사례다. 더욱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 또한 여러 의혹 가운데, 그와 유사한 문제로 수사를 받고 있기도 하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도 퇴임 후 곤경에 처할 수도 있다는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물론 우리 기업들이 일본 기업을 대신해 배상해 준 데 따른 정부차원의 혜택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법적 공방은 피할 수 있을 듯싶다.

여기서 또 다른 문제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면밀한 현장 점검과 검토없이 뜬금없이 발표된 듯한 주 69시간 노동안이다. 이 역시 역풍으로 작동하고 있다. 직종과 업종에 따라 일부 불가피한 경우도 있을 수 있겠으나, 일반적으로 적용하기에는 큰 무리가 따른다. 시대착오적이고 전형적인 탁상행정에 불과하다. 대통령실 핵심 참모들이 극단적 보수 성향으로 채워져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스러운 지점이 아닐 수 없다. 총선 전에 필요한 인적 쇄신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집권세력에 대한 수도권 여론이 날로 부정적으로 나타나는 듯싶다. 앞서 지적한 사안들과 함께 지도부 일각에서 5.18 폄훼로 인식될 수 있는 발언까지 터져나온 바 있다. 그러한 문제가 중첩되면서 타격이 큰 것이 사실이다. 이재명 사법리스크 호재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것을 수면 밑으로 가라앉히는 형국이 되고 있다. 더욱이 이재명 피로 현상까지 겹치는 와중이다. 관련 기사가 쏟아져도 이젠 무덤덤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는 내년 총선에서 큰 변수로 작동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고 있기도 하다.

그도 그럴것이, 지난 대선 때부터 1년 넘도록 지속된 레파토리에 이젠 다수 국민이 식상해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향후 무엇을 통해 정국을 리드하고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을지 고민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해법을 찾아 적극 실행해야 한다. 이재명 리스크에 기대어 총선을 이끌 변수는 크게 약화된 상황이다. 아니 거의 실종됐다는 표현이 보다 적절할 듯싶다.

물론 윤석열 대통령의 선한 성품과 국가에 대한 뜨거운 충성심을 충분히 헤아리고 있다. 또한 열심히 하려는 강한 의지도 익히 파악되는 바다. 그럼에도 좌표 설정이 어긋나게 되면 원치 않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는 점이다. 이를 대통령실 핵심 참모들이 깊이 새길 수 있어야 한다. 민심 이반에 대한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각별히 살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정무적 판단이 배제된 국정운영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 필자 : 정성태(시인 /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