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문재인 전 대통령, 회피한다고 될 일 아냐... 진실 규명에 협조해야

시와 칼럼 2022. 10. 28.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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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 첩보에 한 번 나오는 월북 단어? 故 이대준 씨 아닌 북한 병사의 말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한 국민적 공분에 대해 최춘식 의원이 쐐기를 박고 나섰다.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 측이 남한에 보낸 통지문 내용에 따르면, 故 이대준 씨를 월북자가 아닌 '대한민국 아무개라고 얼버무리고 계속 답변을 하지 않은 불법침입자'로 표현했다"고 분명한 입장을 천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의 감청기록에 故 이대준 씨의 육성으로 월북했다는 내용은 존재하지 않았다"며 "당시 감청 내용에 월북이라는 단어가 존재해도, 이는 북한군이 자신들끼리 의견 교환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에 불과하다고 표명했다. 지난 문재인 정부 발표와는 완전히 배치되는 지점이다.

국회 정보위원장인 조해진 의원 또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故 이대진 씨가 스스로 월북 의사를 표명한 게 아니다"고 명확히 했다. 그는 "방대한 양의 SI(특별취급정보) 첩보 자료 중 '월북' 단어가 딱 한 번 나오는데, 그것도 故 이대진 씨가 얘기한 게 아니고 북한 병사가 이야기한 것"이라고 확인했다.

故 이대준 씨 친형인 이래진 씨도 그간 취득한 내용에 대해 밝혔다. "동생이 사고로 인해  바다로 추락했으며, 얇은 반팔 옷을 입은 상태였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구명조끼는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면서 "부표 등에 의지해 표류하던 중, 북한해상에 있던 중국 어선에 의해 발견됐다"는 점을 방송사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했다.

그러면서 "동생이 표류하던 중에 다쳤던 곳을 붕대 등으로 치료받았는데, 중국 어선이 북한 측에 표류자 발견 통지도 했음"을 언급했다. 아울러 "한자(漢子)가 적힌 구명조끼와 함께 다시 바다로 내려보냈다"며, 이에 "북한군이 해당 지점으로 와서 동생을 밧줄로 연결해 끌고 갔고, 이후 사살돼 불태워졌다"고 토로했다.

이는 "중국 어선은 북한에서 어업 쿼터를 얻어 조업하기 때문인 것같다"며 "한국 공무원을 구조해 남한으로 넘겨줄 수도 없고, 북한 군함에 직접 인도해 주기도 부담스러웠을 것"으로 추정했다. "북한과의 조업권 문제 때문에 배에서 배로 표류자를 인계한 것이 아니라 바다로 내려보내 인계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더욱이 "북한은 당시 코로나 봉쇄령이 내려져 있었기 때문에 동생을 배로 끌어올리지 않고 5시간 넘게 해상에서 끌고 다녔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당시 우리 정부가 북한군에 조금만 일찍 구조 요청을 했더라도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울분을 삼켰다.

그렇다. 지난 문재인 정권은 故 이대준 씨 실종사건을 33시간 동안 몰랐다고 발표했다. 그에 따른 비난 여론이 일자, 사망 6시간 전부터 SI 첩보를 통해 파악하고 있었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그렇다면 중국 어선에 의해 구조된 후 피격돼 불태워질 때까지 상황파악을 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바로 그 6시간 동안 문재인 전 대통령과 안보라인 책임자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는 따가운 질책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인권을 상용 남발해 왔던 문재인 정권이다. 그런데 바로 그들에 의해, 정작 지켜져야 할 인권이 무참히 짓밟힌 셈이다. 그도 모자라 당시 안보라인 핵심 인사들은 여전히 사실관계 호도에 여념이 없다. 유족들 가슴에 대못을 두들겨 박을 뿐만 아니라, 국민을 향해서도 시위를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관련자 모두를 철저히 조사해, 그에 따른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하는 것이 그나마 정의에 부합할 듯싶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