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문재인-김종인, 그리고 정청래 처신에 대해/정성태

시와 칼럼 2016. 4. 20.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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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당 막후 권력자인 문재인 의원이 자신이 직접 나서 총선을 이끌게 되면 패색이 짙다는 것을 알고, 그의 대리인으로 김종인 전 의원을 선대위원장으로 전격 영입했다. 이 때 막말 국회의원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정청래 의원이 그 누구보다 앞장 서 김종인 전 의원의 더민당 입당을 열렬하게 반겼다. 

그 무렵 정청래 의원은 김종인 전 의원을 지칭 "경제민주화 님, 어서 오십시오"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후 김종인 전 의원과 함께 언론에 얼굴 내밀려고 분주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야말로 김종인 전 의원 없이는 선거를 치룰 수 없을 것만 같다는 면모가 역력했다. 

그러다 문재인 의원 복심에 의해 자신이 총선에서 컷오프됐다. 그리고 총선이 끝나기 무섭게 김종인 전 의원을 비난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그렇다면 여기서 그러한 정청래 의원의 행태가 과연 타당한 것일까? 그리고 김종인 전 의원을 영입해 대표로까지 임명한 문재인 의원은 비난의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일까?

물론 김종인 전 의원은 문제가 많은 사람이다. 전두환 체제 국보위 전력, 거액의 금품수수를 비롯한 도덕적 흠결이 적잖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의 정체성 측면에서 야당 대표로서는 크게 부적격한 자다. 그런데 그런 사람을 급기야 야당 대표로 앉힌 문재인 의원 또한 퇴진 대상임에 분명하다. 야당사에 치욕으로 기록될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여기서 정청래 의원 또한 문재인ㆍ김종인과 비교할 때 결코 나아보이지 않는다. 김종인 전 의원이 더민당 선대위원장으로 영입될 당시엔 "경제민주화 님, 어서 오십시오"라며 반겼음을 상기할 수 있어야 한다. 아울러 그와 함께 언론에 얼굴 내밀기 위해 혈안이던 정청래 의원의 행태를 어찌 이해할 수 있단 말인가? 그야말로 권력만 탐하는 이율배반의 극치라 아니할 수 없다.

정청래 의원, 바로 이런 류가 우리 정치판을 좀 먹는 비루하기 짝이 없는 유형에 속한다. 다른 사람은 김종인 대표를 비난할 자격이 있겠으나, 적어도 정청래 의원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어야 마땅한 처지다. 그의 한없이 가볍고 시류 영합적인 행태에 대해 시위를 겨누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시인 정성태